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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범죄는 형사처벌 대신 맞춤재활…재범률 10% 아래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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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7>재범률 절반 이하로 '뚝'…美 다이버전 프로그램


美 교화 프로그램 '다이버전'


형사사법시스템 제외, 전과 안남겨

적합한 솔루션 위해 상당시간 논의

성격·가족여부·범죄성향까지 분석


"성인이었다면 처벌 받았을 것"

단순 용서 아닌 확실한 경고 뒤따라


경범죄는 형사처벌 대신 맞춤재활…재범률 10% 아래로 뚝 미국 펜실베이니아 허시에서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이 '다이버전(Diversion)' 처분을 받아 농장 청소를 하고 있다. 다이버전은 경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형사사법시스템 절차를 밟지 않고,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을 하도록 하는 교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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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미국)=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25%→8%.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도핀카운티의 최근 3년 사이 소년범죄 재범률 변화다. 도핀카운티는 2016년 소년범을 대상으로 교화 프로그램 '다이버전(Diversion)'을 도입했다. 초범 또는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이 대상이다. 다이버전 도입 전 4명 중 1명꼴이던 재범률은 이 프로그램 도입 이후 10명 중 1명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이곳에서 10년째 보호관찰관으로 근무 중인 조지프 기포드씨는 다이버전 프로그램 효과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방향 전환'이라 번역할 수 있는 다이버전은 경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형사사법시스템 절차를 밟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대신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이나 재활프로그램 등을 받게 한다. 범죄가 처음이거나 중대하지 않은 경우엔 처벌 대신 기회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범죄는 형사처벌 대신 맞춤재활…재범률 10% 아래로 뚝



"학교에 칼을 들고 등교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캠핑 갔을 때 책가방에 넣었던 칼을 미처 빼놓지 않고 등교한 것이였죠. 아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다이버전 도입 전에는 이런 실수에 가까운 잘못마저도 법정에 세워 일일이 유무죄를 가렸다고 한다. 기포드씨는 단순 비행으로 전과가 생긴 후 오히려 뒤틀어지는 아이들을 여럿 봤다.


특정 소년이 형사처벌이 아닌 다이버전을 받기로 결정되면 어떤 활동들이 적합한지 조사가 시작된다. 성격과 범죄성향 등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내놓는 과정이다. 기포드씨는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논의한다"며 "부모의 연령과 전과 여부, 형제자매 관계, 가정폭력 이력, 애완동물 유무와 집안에 어떤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지까지 조사에 포함된다"고 했다. 재활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농장이 있는 마을에선 마굿간 청소 일이 될 수 있고, 거동이 힘든 마을 어르신의 마당 잔디를 깎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애착을 가질 수 있는 활동으로 최대한 설계한다.


다이버전의 목적은 단순히 '용서'가 아니다. 전과를 남기지 않는 대신 확실한 경고가 뒤따른다. "반은 겁주고 반은 안심하게 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이나 상담을 열심히 받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고 범죄기록도 남지 않는다고 조언하죠. 이 체험을 하고 난 아이들은 대부분 저와 다시 만나는 일이 없습니다." 기포드씨가 말했다.



프랜시스 차도 펜실베이니아주 도핀카운티 검사장은 "다이버전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일으켜도 아이니까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지 않는 것"이라면서 "성인이었다면 다이버전이 아니라 처벌을 받았을 것이란 경고를 분명히 줘야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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