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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체육인 존중없는 혁신안, 현장 목소리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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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 인터뷰 유승민 IOC 선수위원
"금메달 꿈꾸는 학생 '운동기계' 치부"
"학생선수의 도전도 권리…소통부터 시작해야"

2032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추진, 유도 등 내년 올림픽 단일팀이 우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위원 선출 "한국스포츠 발전 위한 움직임 활발해질 것"


평창 '스포츠를 통한 평화' 정신 계승…기념재단, 국민체험 프로그램 구상

e스포츠, 정식 올림픽 종목 기대감…지나친 상업성·심판양성 등은 과제


[아시아초대석] "체육인 존중없는 혁신안, 현장 목소리가 빠졌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지난해 7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오픈국제탁구대회에서 남북단일팀 국제대회 출전과 관련한 국제탁구연맹과 남북간 협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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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이정일 4차산업부장, 정리=김흥순 기자] 국내 체육계는 어느 때보다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기존 전문선수(엘리트) 육성 체계를 어떻게 바꿀지를 둘러싼 논란이다. 폭행이 '사랑의 매', 폭언이 '오랜 관행'이라는 구태와 악습이 발단이었다. 마침내 전문가 중심의 민관합동기구인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총대를 멨다. 혁신위는 오랜 논의 끝에 권고안을 내놨다. 주중 대회 개최 금지, 체육특기자 제도 개편, 합숙 폐지를 포함한 학교 운동부 시스템 개선, 전국 소년체육대회 확대 개편 등을 포함했다. 그런데 체육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왜 그럴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마치고 지난달 28일 귀국한 유승민 IOC 선수위원에게서 최근 현안을 들어봤다. 유 위원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서 이제는 체육행정가로 국내는 물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학생선수의 길을 택한 어린 선수도 일반 학생처럼 꿈과 목표를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이들의 도전도 권리이며 이를 인정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사실상 혁신위의 권고안에 거리를 뒀다.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학교 스포츠 정상화 관련 권고안을 두고 전문체육계에서는 "현장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는데.

▲혁신위 권고안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규제만 확고하고 대안 제시가 명확하지 않았다. 가령 지도자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는 전문체육 지도자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보장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주중 대회 폐지나 정규 수업 이후에만 훈련을 하라는 지침 등 현실과 동떨어진 방안은 지양해야 한다.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동안 혁신위 주최 토론회에서 전문체육의 대표자, 특히 당사자인 전문선수의 학부모는 배제된 것으로 안다. 대한민국 스포츠계 전체를 변화시킬 권고안이 3개월 만에 만들어졌다는 점은 의아하다. 학생선수와 학부모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유감이다. 혁신위원과 체육인들이 공론할 기회를 만들고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소통을 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권고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잘못된 주장인가.


-학교 운동부 제도를 폐지하자는 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수업과 훈련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서 해당 종목을 정규 체육 수업으로 1~2시간씩 배정하면 어떨까. 일반 학생은 신체활동을 병행하며 스포츠 종목을 체험할 수 있고, 학생선수는 수업시간을 통해 훈련이 가능하다. 학생선수와 일반 학생이 동떨어지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금메달을 꿈꾸는 학생선수는 운동기계로 치부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포츠 선진국은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선수들이 관심 분야를 개발하도록 도와준다.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선수 특성에 맞는 지식과 인성을 겸비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체육계에서 폭력이나 성폭력, 입시 비리 등 부조리가 계속 발생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든 체육인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관련 규정이나 징계를 강화하고, 사전 예방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잘못된 관습이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문제들이 단지 체육계에서만 발생하는지' '왜 체육인만 죄인을 만드는 분위기로 가는지' 묻고 싶다. 체육이 국가에 공헌한 부분도 엄청난데 혁신위의 권고안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처럼 체육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데 공평한 혁신안이 나올 수 있겠는가.


-대한체육회도 자체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개혁 방안을 논의 중인데 이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 기구라는 비판이 있다.

▲체육회 혁신위원회에서 '선수촌 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게 선수들과의 소통이다. 대한체육회장을 초청해 처음으로 연 선수와의 토크쇼에선 50가지가 넘는 요구사항이 나왔고, 개선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60% 이상 실천되고 있다. 선수 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달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국가대표 선수의 날' 제정을 체육회에 요청해 이달 중 행사를 열기로 했다. 선수촌 생활이 폐쇄적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많이 내고, 지도자들도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누군가로부터 일방적으로 당하는 개혁이 아니라 현장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소통이자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아시아초대석] "체육인 존중없는 혁신안, 현장 목소리가 빠졌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왼쪽)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IOC 홈페이지]


유 위원은 2016년 한국인으로는 열 번째 IOC 위원을 맡았다. 이번 IOC 총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서 유 위원과 함께 한국인 IOC 위원은 두 명으로 늘었다. IOC 위원은 국제 체육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스포츠 외교관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 회장이 선출된 데 대해 "우리 국민이 얻어낸 값진 결과"라고 축하하기도 했다. 유 위원은 "앞으로 혼자 고군분투하지 않고 두 명의 IOC 위원이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불거진 체육계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과 관련해 이 회장의 책임론도 제기되는데 IOC는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나.

▲물론이다. 그래서 지난 2월 로잔에서 긴급 미팅을 개최했고, 성폭력과 폭력 예방(세이프가딩) 전문가를 우리나라에 파견했다. IOC가 보유하고 있는 '툴 키트'를 제공해 대한체육회가 선수 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회장도 IOC 위원으로서 선수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국제 무대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훨씬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IOC 총회에서 남북 대표단이 만났는데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문제 등을 협의했나.

▲남북 대표단은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나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체육 교류도 정치 상황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 부분이 늘 아쉽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유치를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이번 총회에서는 올림픽 유치 도시를 7년 전 결정하는 조항을 없앴다. 여러 도시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유치 도시 선정 절차가 훨씬 유연해졌다. 남북은 시기적으로 여유가 있는 2032 올림픽 공동 유치에 앞서 내년 도쿄올림픽 단일팀(유도·여자하키·여자농구·조정) 구성을 이행하면서 스포츠를 통한 평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IOC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


-스포츠 외교력을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의 유능한 인재들이 국제기구로 진출할 수 있는 창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올림픽 도시인 스위스 로잔에는 여러 국제스포츠기구에 한국인이 많다. 역량도 뛰어나 각 기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IOC 등 국제기구에서는 우리 스포츠 외교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에서는 국제 스포츠 현장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과 국제 스포츠 리더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인재 개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초대석] "체육인 존중없는 혁신안, 현장 목소리가 빠졌다"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 고문 및 홍보대사로 위촉된 유승민 IOC 선수위원(오른쪽)이 김영만 e스포츠협회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지난 3월 출범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우리가 계승해야 할 유산은 무엇인가.

▲남북체육교류사업 등을 추진해 '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계승하고, 국내외 동계스포츠대회의 개최를 지원하면서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인 레거시 활용을 위해 관계자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 홍보대사와 명예 고문으로 위촉됐다. e스포츠는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입성 등 정식 스포츠로의 발돋움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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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도 목표성, 경쟁성, 승리 지향성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정식 스포츠로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성도 있기 때문에 e스포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e스포츠가 올림픽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상업성 문제나 도핑, 심판 양성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를 먼저 개선하고 올림픽 입성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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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5.0707:00
    서울에만 20만가구…일주일 벌이 2만~3만원 어쩔 수 없는 선택①
    서울에만 20만가구…일주일 벌이 2만~3만원 어쩔 수 없는 선택①

    "올해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에요." 지난달 17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난 82세 박꽃님 할머니(가명)의 소원이었다. 2022년 8월 집중 호우가 쏟아진 후였다. 박 할머니처럼 반지하 방에 살던 한 이웃이 침수 피해로 세상을 떠나자 "이런 죽음은 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후 2년이 지났지만 그의 반지하 방 창에는 물막이가 없다. 그를 찾아와 안부를 묻는 구청 직원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 25.05.0707:00
    ②"물막이설비도 없지만 저렴한 월세에…"
    ②"물막이설비도 없지만 저렴한 월세에…"

    "월세가 30만원이에요." 아시아경제가 지난달 14~18일 반지하 거주자 10명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만나 물어본 결과, 대부분의 반지하 거주자들은 반지하 거주의 이유로 저렴한 월세를 꼽았다. 하루 1만원 정도(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기준)다. 그러나 하나같이 반지하에서의 삶을 추천하지 않았다. 주변 시선이나 습기, 공해가 문제가 아니었다. 국지성 호우가 생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돈만 더 있다면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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