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야생식물 종자 ‘5만점’, 백두대간수목원에 저장

국립백두대산수목원 내 시드볼트 건물 전경.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기후변화 등으로 점차 종적을 감춰가는 국내·외 야생식물 종자 5만점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저장·보존된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종자 저장시설로 200만 점 이상의 식물종자를 보존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최근 원내 시드볼트(Seed Vault)에 저장된 야생식물종자 개체 수가 5만점에 이르렀다고 28일 밝혔다.

시드볼트는 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야생식물종자를 영구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연중 항온항습(영하 20℃·상대습도 40% 이하) 상태를 유지한다.

시드볼트 내부에 각각의 종자를 보관하고 있는 시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이곳에선 전 세계 국가 및 기관에서 위탁받은 종자를 무상으로 영구보존 한다. 2016년 2월~현재 3년 4개월 동안 저장된 것은 186과에 3150종·5만880점의 종자로 백두대간수목원은 2016년 개원 당해부터 종자 수집 및 국내·외 26개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이들 종자를 모았다.

특히 시드볼트에는 설악눈주목, 노랑만병초, 한라솜다리 등 한반도 고산지역에 분포하는 희귀(288종)·특산식물(121종) 종자가 다수 저장돼 향후 한반도 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두대간수목원 강기호 부장은 “시드볼트는 국·내외 야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저장해 생물다양성을 지킨다는 취지로 설립됐다”며 “이를 위해 우리 수목원은 현재 희귀·특산 식물종의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는 중이며 저장법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 장기저장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시드볼트에 저장된 종자는 현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으로 백두대간수목원은 전 세계 야생식물종자가 건강한 상태로 미래세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