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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 단속·규제 어렵다면 '재판매 시장' 합법화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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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경제의 명암 - 하]

미·영·캐나다 등에선 '암표' 합법화
가격 상한 제한·매크로 사용은 규제
국내, 매크로 단속 처벌 법 없어
수년째 관련법안은 국회서 논의조차 없어

암표, 단속·규제 어렵다면 '재판매 시장' 합법화도 고려해야 지난 15일 방탄소년단 공연이 시작하자 SNS엔 '신분증 위조'가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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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승진 기자] 암표 판매수법이 지능화, 다양화하는 만큼 소비자 피해는 늘어 난다. 암표를 판매하다 현장에서 적발되면 경범죄 처벌법이 적용돼 건당 2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암표 판매 단속이 쉽지 않고 어렵게 적발하더라도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쳐 차라리 암표시장을 합법화해 '재판매시장'으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는 암표시장을 합법화 해 재판매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개 주 중 38개 주에서 티켓 재판매를 합법화하고 있다. 재판매 사업자에게 '라이센스'를 부여해 자격을 얻은 사람들만 티켓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재판매 가격에 일정한 상한선을 두거나 입장권 액면 가액으로 파는 경우만 허용하는 등 각 주별로 규제가 다르다.


영국과 캐나다 또한 티켓 재판매를 합법으로 인정함으로써 재판매 시장을 양성화했다. 이들 국가들이 처음부터 암표를 합법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특정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에서 판매가격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개인의 신분확인을 강화하거나 특정 날짜에 판매된 티켓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근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끝내 암표를 막는데 실패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방탄소년단(BTS)의 팬미팅 공연이 시작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신분증 위조'가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했다. 공연 티켓이 원가의 55배에 달하는 550만원짜리 암표가 등장하자 소속사는 공연 예매자와 관람자가 동일해야 하며, 이를 증명할 신분증이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그러자 암표로 입장하려는 팬들 중 일부가 신분증 위ㆍ변조를 시도했고, 실제로 위ㆍ변조한 신분증으로 입장에 성공했다는 후기가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암표, 단속·규제 어렵다면 '재판매 시장' 합법화도 고려해야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 2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모자를 눌러 쓴 암표상이 한 시민에게 영화 티켓 구매를 권유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영화 예매율이 97.0%, 예매 관객 수는 226만712명을 돌파했다. 예매 관객 만으로 200만명을 돌파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암표시장 활성화가 해결 방법의 하나로 제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어설픈 활성화는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매크로'라고 불리는 자동구매프로그램이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예매사이트 로그인부터 좌석 선택을 거쳐 결제창에 도달하기까지 경로를 자동으로 처리해 순식간에 티켓을 대량 구매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되면 티켓 매점매석이 일어날 수 있고, 암표상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팔아 막대한 부당 이득을 거둘 수도 있다. 그래서 재판매 시장을 활성화한 국가들은 매크로를 이용한 입장권 구매를 규제하는 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관련 법안의 손질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지난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매크로 규제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 지난 12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온ㆍ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공식판매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공식판매가를 초과하는 가격에 티켓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했지만 국회가 공회전을 지속하며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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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매크로 사용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필요하다"며 "경찰이 모든 현장에 단속을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공연기획사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암표 근절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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