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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건물온도 낮추고, 지구도 지키는 '하얀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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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건물온도 낮추고, 지구도 지키는 '하얀지붕' 도시가 온통 새하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리쬐는 햇빛에 달궈진 건물들의 온도가 훨씬 낮아진다는 장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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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여름에 날씨가 무더워지면 베란다나 발코니에 찬물을 뿌리거나 창문에 자외선 차단필름을 붙이고, 블라인드로 햇빛을 가리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것이 건물의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한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건물 자체의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 여름 태양이 직접 쏟아낸 열기를 받아내야 하는 건물의 외부는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기 일쑤입니다.


달아오른 건물의 외부 온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페인트입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빌딩이나 주택의 옥상이 대부분 녹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녹색들이 흰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화이트루프 캠페인'이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화이트루프 캠페인은 2010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 캠페인을 두고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온실가스 저감 전략"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부산시가 건축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존 주거용 건물에 하얀지붕을 설치하는 민관협업의 '하얀지붕 설치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건물의 지붕과 옥상이 녹색에서 흰색으로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옥상과 지붕의 색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냉방비를 절약하고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건물의 옥상에 칠해진 녹색페인트는 '방수페인트'입니다. 건물의 옥상에 방수페인트를 칠하는 이유는 햇빛과 바람, 빗물에 노출된 건물이 균열과 누수, 풍화작용 등으로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방수페인트를 칠하면 건물이 코팅돼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아 건물의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방수페인트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 방수페인트'인데 이 페인트를 칠해 방수도막을 형성하면,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 팽창, 수축, 진동 등의 변화에 잘 적응한다고 합니다.


우레탄은 고무처럼 늘어나는 탄성을 가져 미세한 균열을 방지해 빗물에 의한 누수를 막아줍니다. 내구성, 내수성, 내약품성이 좋아 콘크리트 부식을 방지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연결부위 없이 탄성도막을 형성해 복잡한 구조물도 방수성을 높여줍니다. 또 무게가 가벼워 건축의 하중에도 부담을 미치지 않고, 다른 방수제에 비해 시공이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방수페인트가 녹색인 이유는 우레탄 방수제에 들어 있는 '산화크롬(chromium oxide)'이 녹색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색을 섞어 사용해도 되지만 추가 비용이 들어갑니다. 자주 방문하지도 않는 옥상에 굳이 돈을 더 써가면서 다른 색상을 입히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바뀐 것이지요. 녹색으로 칠해진 옥상은 햇빛의 15%를 반사 시키지만, 흰색 우레탄 방수페인트를 바르면 햇빛과 열의 75% 이상을 반사한다고 합니다. 이 경우 녹색보다 흰색이 건물 온도를 10% 더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냉방 에너지 사용을 줄여 냉방비를 아끼는 것은 당연하고, 도시의 열섬효과도 낮춰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과학을읽다]건물온도 낮추고, 지구도 지키는 '하얀지붕' 건물의 옥상을 하얀색으로 칠하면 건물의 온도가 10% 더 낮아 집니다. [사진=www.whiteroofproject.org]

옥상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것은 여름에 검은 티셔츠보다 흰 티셔츠를 입는 것이 덜 더운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검은색 페인트의 열 흡수 및 열 방사율은 90%, 녹색은 60%, 흰색은 30% 정도입니다. 아주 더운날 각각의 색상을 칠한 판자를 햇볕에 오래 둔 후 온도를 체크했더니 녹색페인트를 칠한 판자는 70℃ 이상으로 가열됐지만, 흰색페인트를 칠한 판자는 30℃ 이하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녹색 외에 검은색 타르를 칠한 옥상은 대기 온도의 2배까지 상승한다고 합니다. 대기 온도가 32℃라면 옥상의 온도가 무려 82℃까지 상승한다는 말입니다. 반면 흰색페인트로 칠한 옥상은 37.8℃까지만 상승하고, 실내온도는 26℃ 정도에 그친다고 합니다.


흰색페인트는 탄성이 높고 팽창력이 있어 무더운 날에도 갈라지지 않고 구부려져 유지·보수가 훨씬 쉽습니다. 또 대규모로 화이트루프를 실행하면 대기온도를 낮추고, 도시 내 스모그를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겨울에는 오히려 태양에너지를 반사시키는 단점이 있지만, 겨울철 난방 에너지 사용량보다 여름에 에어컨을 가동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화이트루프가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화이트루프 캠페인은 뉴욕을 비롯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서울의 에너지 소비량 중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56.7%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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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심각해지는 도시 열섬현상으로 에어컨 사용량은 점점 더 늘어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화이트루프 캠페인'입니다. 서울의, 국내 모든 도시의 옥상과 지붕이 새하얗게 바뀌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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