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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경제는 산업의 변화를 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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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경제는 산업의 변화를 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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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쿠팡.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쿠팡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이라는 시대의 대세를 주목한다. 대형 마트에 장보러 가는 시대는 지났으니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 된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3조원 이상 투자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가치투자의 달인이라는 워런 버핏도 아마존에 투자한 것이 밝혀졌으니 그러면 쿠팡이 유리한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쿠팡은 여전히 조 단위의 적자(지난 4년간 약 2조8400억원)를 기록하고 있으며 좁은 땅의 한국은 아마존이 활개치는 넓디 넓은 미국과 배송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등락은 있지만 매년 5000억원에 가까운 순 이익을 시현하고, 스타필드와 같은 신성장 동력을 가진 이마트가 낫다는 것이다.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애플과 삼성. 이 두 거대 IT 기업은 최근 변신 중이다. 애플의 팀 쿡은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이폰과 같은 IT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하려 한다. 무려 10억달러를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해서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구독자 기업을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한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두 개의 검을 한 손에 다 쥐겠다는 것이다. 지금 스마트폰시장의 세계 1, 2위를 오가는 두 회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애플이 콘텐츠 위주의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면 삼성은 현재의 강점인 하드웨어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어느 정도의 차이로 성공할까?


아, 하나만 더. 현대차와 테슬라. 현대차(기아차 포함)는 판매대수 기준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이다(2018년 3분기 기준). 게다가 일시적이지만 2016년에는 14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로 유명한 테슬라는 최근 15년 동안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그런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53억달러에 달하는데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얼마인지 아는가? 29억달러에 불과하다(2019년 2월 기준). 말이 되는가? 당연하다. 말이 된다. 한 기업은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선두기업이고, 한 기업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세계 굴지의 자동차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현재의 이익에 취해 미래의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을 살짝(?)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 추스르자. 온라인이 최고라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그 온라인이 포괄하는 지역이 온라인에 적합하지 않다면,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답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콘텐츠 포함)의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의 어느 시점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하드웨어가 유리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세상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분명 강점이지만 무한정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을 영원히 응원할 수 없다. 무슨 말일까? 위에 언급한 세 사례의 경우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넘지 못한다. 거시적 경제지표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 지표를 이루는 기업과 산업이 흔들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 세계의 기업과 산업은 현기증이 날 정도의 속도로 바뀌고 있다. 제2의 코닥이나 노키아를 두려워한다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산업의 변화를 수용하고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이 작은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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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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