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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녹내장 진단받아도 12시간 유튜브 못끊어…스마트쉼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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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12시간 유튜브 못끊는 직장인…상담해보면 현대인의 깊은 소외·소통 무기력 드러나

[르포]녹내장 진단받아도 12시간 유튜브 못끊어…스마트쉼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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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나는 스마트폰을 하루에 ○○시간 동안 사용한다. 하루에 ○○시간을 10년동안 꾸준히 사용한다면 ○○시간×365일×10=□□시간이다. 나는 앞으로 □□시간을 ○○를 위해 쓰고 싶다.'


16일 서울 청계천로에 위치한 스마트쉼센터. 8명의 중학생들이 '스마트폰 조절왕(스왕)이 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둥글게 책상을 배치하고 앉아 집단상담 활동지에 빈칸을 채워넣고 있었다. 적게는 5시간. 많게는 밤을 새우며 20시간 가까이 스마트폰 게임이나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 시청에 시간을 쏟는다고 토로했다. 이를 10년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1만8000시간에서 3만6500시간이다.


◆ 주말 12시간 유튜브 중독에 녹내장… 과의존 '위험군' 많아


이날 집단상담에 참석한 한 학생은 "10년으로 하니 많긴 한데요....당장 안쓰면 랭크 점수(게임 레벨) 떨어지니까......"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제가 알아서 조절할 수 있는데 엄마가 패밀리링크(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 한도 설정, 위치 확인하는 서비스)앱으로 감시하니까 싫어요"라고 털어놨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과의존을 주제로한 폰트리스 OX퀴즈, 몸캠과 단톡 왕따 역지사지 활동에도 참여했다. 스마트폰 고위험군으로 진단받은 학생 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험군, 일반사용자군 학생들 중 자발적으로 집단상담에 참여한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 입시 경쟁과 학부모들의 편견 탓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과의존 집단상담'은 자주 이뤄지진 않지만 진행하면 참여도와 몰입이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상담실에서는 개인상담이 진행됐다. 35세 직장인 남성은 유튜브 중독을 호소하며 스마트쉼센터를 찾은 경우다. 이 남성은 구독하는 유튜버 채널 수만 518개에 달한다. 하루 5시간 이상, 주말엔 12시간 넘게 유튜브만 본다. 지하철에도 영상시청을 끊을 수 없어 1만mha(밀리암페어)짜리 대용량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닌다. 과도한 스마트폰 시청으로 최근엔 녹내장 초기 진단까지 받았다. 그는 스마트쉼센터에서 상담 과정에서 고립된 서울생활에서 오는 외로움과 공허감, 타인과 관계맺고 싶어하는 욕구가 유튜브 중독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총 12회 상담 중 3회 째 상담을 이어가는 그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 절반 줄이기, 구독 유튜버 수 줄이기 같은 목표를 세워 상담자와 함께 실천해나가고 있다.


[르포]녹내장 진단받아도 12시간 유튜브 못끊어…스마트쉼센터 가보니 스마트쉼센터 서울 사무소 내 상담실 내부 모습,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모래치료 등 을 진행하는 상담공간이다.(자료: 스마트쉼센터)


◆ 스마트쉼센터 찾는 내담자 꾸준히 늘어


스마트쉼센터는 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했다. 2002년 3G 도입 당시 인터넷과의존예방상담센터에서 출발해 2015년 지금의 스마트쉼센터로 바꾸었다. 엄나래 스마트쉼센터 수석연구원은 "10여년 동안 스마트폰과 관련한 기술은 급속히 발전했는데 그에 비해 그 역기능을 경계하는 치유나 상담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은 부족해 이로 인한 소외나 인간관계 갈등, 조절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과기정통부와 스마트쉼센터에 따르면 전국 18곳 기준 스마트쉼센터를 통해 상담을 요청한 건수는 2014년 3만8000건에서 2015년 4만5000건, 2016년 4만9000건, 2017년 5만1000건, 2018년 4만4000건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상담건수는 4년 전인 2014년에 비해 16% 증가했다. 예산 부족으로 홍보를 많이 하지 못했음에도 관련 수요는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기준 내방 상담은 1만7000건, 가정방문 상담은 1만2000건, 전화와 온라인 상담은 각각 1만5000건, 300여건 이뤄졌다.


스마트쉼센터 상담자들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표면적인 현상으로 찾아오는 방문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기술과 괴리되는 현대인의 소외문제에 맞딱드리게 된다고 했다. 최승미 스마트쉼센터 책임상담사는 "첫 상담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로 어떤 컨텐츠를 이용하는지, 스마트폰과 관련된 가족, 동료, 친구간 갈등을 조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기술 소외와 과잉의존, 그로 인한 우울과 무기력 등 뿌리 깊은 문제들을 보게 된다"면서 "원인 분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상담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과의존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르포]녹내장 진단받아도 12시간 유튜브 못끊어…스마트쉼센터 가보니 (자료: 과기정통부, 스마트쉼센터, 단위:건수)


◆위험군 검사→진단→상담 순서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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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쉼센터에 내방하게 되면 우선 총 10개 문항으로 된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검사를 받게 된다.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줄이려 할 때마다 실패한다. ②스마트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③스마트폰 때문에 가족과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와 같이 구성된 문항들에 대한 검사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 고위험 위험군 ▲잠재적 위험군 ▲일반사용자군으로 진단을 받게 되고, 필요 시 심리검사를 병행해 집단상담, 개인상담, 가정방문상담 등을 진행하게 되는 순서다. 정부의 스마트폰 과의존 정책이 일방적인 '계도'나 '사용억제'가 아니라 자율적인 통제와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상담도 거기에 초점을 둔다. 엄나래 수석연구원은 "5G 기술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를 중점에 두고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정책관은 "지자체와 11개 부처, 전국 18개 스마트쉼센터간의 연계를 강화해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살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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