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1분기 어닝시즌을 맞은 미국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멜트업(Melt-up·단기 과열국면)에 처할 위험에 있다"고 추가 상승론에 힘을 더했다.
경제매체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핑크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멜트다운(Melt-down) 아니라, 멜트 업의 위험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멜트 업은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단기적으로 시장이 급등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다. 투자자들의 연이은 이탈로 시장이 와해되는 멜트다운의 반대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적으로 비관론이 지나치다"면서 "사람들은 여전히 투자하지 않고 있다. 사이드라인에 현금이 여전히 많은 만큼, 투자자들이 주식에 돈을 투자하는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자금이 운용되지 않고 있다"며 "기록적인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더 많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향후 글로벌 증시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올 들어서만 16% 상승폭을 기록한 미국 S&P500지수는 이날도 1%이상 뛰어오른 2907.06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9월 달성한 사상최고치(2930.75)에 바짝 다가섰다.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또한 연초 대비 각각 20.57%, 13.40% 올랐다.
CNBC는 "올해 주식시장이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글로벌 통화정책의 전환 등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켓와치 역시 "올해 증시 랠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행보를 중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핑크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금리인상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해 투자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이들은 빠르게 채권시장에 옮겨갔지만, 증시에서는 아직 이 같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좋은 자산이 부족하다"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비둘기적 행보로 글로벌 증시가 과열국면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증시를 추종하는 아이셰어 MSCI ACWI 상장지수펀드(EFT)도 올 들어 15%이상 급등했다.
더욱이 이번 주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어닝시즌이다. 앞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한 JP모건 등에 이어 존슨앤드존슨, 블랙록,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도 시장 전망을 상회하며 뉴욕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 추세라면 조만간 S&P500지수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3년만의 마이너스 등이 예상돼온 1분기 실적보다는 함께 발표되는 가이던스(전망치)를 더 주목하고 있다. 17일에는 Fed가 미 경기판단을 담은 베이지북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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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블랙록이 이날 발표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들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블랙록의 주가는 장중 한때 3.3% 오르며 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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