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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원자력 연구원 60주년 홀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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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원자력 연구원 60주년 홀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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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3년 전, 1956년에 덕수궁에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 전시회'가 열렸다. 대통령기록관에는 전시회를 참관하는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이 남아 있다. 대부분 한국 산업 발전의 토대를 세운 사람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러나 원자력산업의 아버지는 이 전 대통령이다. 전시회로 붐을 조성한 이 전 대통령은 1958년 정부에 원자력과를 만들고 127명의 원자력 유학생을 미국으로 보냈다. 국회에서 원자력법을 통과시키고 서울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신설했다. 1959년에는 원자력연구원을 만들어 원자력 연구 기반을 갖췄다.


그로부터 60년. 원자력 기술 자립을 위한 노력의 성과는 눈부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사업을 수주하면서 원자력발전소 수출국이 됐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되는 순간이었다. 원전 수출은 1조원대 원전 운영 용역 계약으로 이어졌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수출 연관 효과가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의 생산성이 뛰어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투입된 원자력 R&D 비용은 총 10조3291억원이다. 13년간 153조원이나 쏟아부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 비용과 비교하면 6.5%에 불과하다. 4대 강 사업 예산 15조원보다도 적다. 그러나 투자 효과는 15.9배나 창출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164조원. 한국 표준형 원전 개발로 인한 수입 대체 효과만 55조원이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의 원자력 과학도들과 기술자들이 일궈낸 빛나는 성과다.


이러한 성과를 냈으면 당연히 국민적 칭송의 대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9일 원자력연구원 창립 60주년 기념식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참석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장관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영상 메시지라도 보낼 법했지만 정작 영상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나타나서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의례히 행해지는 정부 훈ㆍ포상도 초라했다. 훈장이나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은 하나도 없고 달랑 장관 표창 10개뿐이었다. 장관 표창은 매년 말 모범 직원들에게 시상하는 수준의 낮은 훈격이다. 연구원을 창설해 한국의 원자력 입국 기반을 세운 이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하는' 역적이 돼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이 100% 옳다고 가정해도 이건 아니다.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는다고 해서 원자력 연구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기왕 가동되는 원자로의 안전 문제부터 사용 후 핵 원료 폐기 처리 기술, 원자 에너지를 이용한 융ㆍ복합 연구 등 핵 물질 연구가 발전해야 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설령 통일이 된다 해도 중요한 문제다. 북한에 산재한 핵시설과 핵 물질 제조 설비, 폐기 핵연료 등을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원자력연구원의 60주년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면 정말이지 한 치 앞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원장 공백기에 정부 측과 제대로 협의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으로 믿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행히 박원석 신임 원장은 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원자력 전문가라고 한다. 전문가가 무엇인가. '정치'가 아닌 '과학'으로 승부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다. 탈원전, 4대 강, 심지어는 세월호까지 우리는 소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정치하는 얼치기 전문가들을 많이 보아왔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의 연구원 5명이 탈원전에 반하는 보고서를 썼다고 징계당하는 세상이니 소신껏 일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원자력 연구의 미래 60년을 위해 오로지 과학적 전문가로서의 소신을 지켜 일해줄 것을 부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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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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