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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물부족' 체감 못하는 한국…현실은 '물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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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물부족' 체감 못하는 한국…현실은 '물기근'? 댐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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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한국은 물 부족 국가입니다. 한국이 왜 물 부족 국가가 됐을까요?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면서부터 입니다.


PAI에 따르면, 재생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1인당 1000㎥ 미만은 '물 기근 국가', 1000㎥ 이상~1700㎥ 이하인 국가는 '물 부족 국가', 1700㎥ 이상인 국가는 '물 풍요 국가'로 정의합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활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1452㎥여서 물 부족 국가에 포함됩니다.


PAI는 한국의 경우 1993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70㎥, 2000년 1488㎥, 2025년 1327~1199㎥로 갈수록 물사정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일각에서는 UN 산하기관도 아닌 사설연구소가 분류한 기준인 만큼 신뢰성이 없고,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 기준도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한국은 물 풍요 국가'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얼핏 살펴보면 물 풍요 국가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 부족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값이 저렴하고 공공자원인 물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 물의 소중함을 덜 느끼는 것입니다.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307.7㎜(1981~2010년 30년 평균)로 세계 평균 715㎜(육지 기준)의 2배에 약간 못미칠 정도로 많습니다.


게다가 많은 양의 농축산물을 수입해 그만큼 물 소비가 줄어듭니다. 쌀 1t(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 2895㎥가 필요하고, 같은 양의 쇠고기는 1만5497㎥의 물이 소비됩니다. 쌀과 쇠고기를 수입함으로써 그만큼의 물을 덜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인구밀도와 효율입니다. 강수량에 국토면적(10만㎢)을 곱한 연평균 국내 수자원 총량은 1307억㎥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간 수자원량은 2615㎥로 세계 평균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한국은 강수량이 여름철(6~9월)에 집중돼 있고, 대부분의 수자원이 이용하기도 전에 바다로 흘러갑니다. 강물과 댐에 가둔 물, 지하수 등으로 활용하는 수자원 총량의 26% 수준으로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물 부족을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 사용량도 많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은 마시는 물과 개인과 가정의 위생을 위해 필요한 물, 세탁에 필요한 물 등 1인당 하루 94ℓ의 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할까요?


환경부의 '상수도통계 2017'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국민 1인당 1일 물사용량은 287ℓ입니다. 10년 전인 2007년 275ℓ에서 12ℓ나 더 늘어났습니다. 미국 387ℓ(2015년 말 기준), 일본 311ℓ(2015년 말 기준)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입니다. 독일(127ℓ)이나 덴마크(131ℓ) 등 유럽국가의 2배가 넘는 물을 펑펑 쓰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다 보니 현실은 '물 기근 국가'에 근접해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전망 2050 보고서는 한국은 오는 2025년 '물 기근 국가'를 거쳐 2050년에는 평가 대상 24개국 중 물 스트레스지수(물 부족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물 부족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국가적 차원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개인이 물을 아껴 써야 합니다. 수도요금을 올려 비싼 물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은 미봉책입니다.

[과학을읽다]'물부족' 체감 못하는 한국…현실은 '물기근'? 한국은 물 부족 국가를 넘어 '물 기근 국가'로 가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마시는 물을 줄일 수는 없지만 샤워 등 위생을 위해 낭비되는 물은 줄일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샤워는 되도록 짧게 하고, 양치질 할 때도 수돗물을 계속 틀어 놓지 말고 잠시 잠궜다 다시 켜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물뿐 아니라 자원도 아껴야 합니다. 국제환경단체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는 지난해 8월 "현재 한국인이 연간 각종 생태자원을 소비하고 있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한 영토의 8.5개가 필요하고, 또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소비한다면 지구가 3.5개 존재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GFN이 각 국가와 국민별 소비행태를 분석해 필요한 자원을 영토 및 지구 개수로 환산해 공개했는데 한국이 대표적인 자원과다 소비국으로 분류된 것입니다.


여기서 GFN의 의장인 매티스 와커나겔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현재 상황은 우리 경제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미래의 지구 자원을 끌어다 쓰는 것으로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면서 "폰지 사기처럼 이런 소비행태가 짧은 시간 동안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각 국가, 기업, 가정이 (자원이라는) 빚을 더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우리 모두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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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극심해지는 기상 이변으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 겨울에는 극심한 한파가 기본이 됐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날씨 변화는 물 재해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미래의 물을 펑펑 가져다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 기근 국가'에서 힘겹게 살 수밖에 없는 후손들을 위한 최소한의 양심적 행동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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