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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수입액 역대 최대라는데…다른 한 쪽에선 쿠폰·흠집상품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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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양극화의 그늘…소득 양극화되자 '타협적 소비' 나선 소비자들

명품백 수입액 역대 최대라는데…다른 한 쪽에선 쿠폰·흠집상품 불티 에르메스 벌킨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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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직장인 최보라(33ㆍ가명)씨는 최근 강남 백화점 명품관에 들려 에르메스 '린디백'을 900여만원 주고 샀다. 최 씨는 "린디백을 사려고 한달 넘게 대기자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렸다"면서 "얼마 전 회사에서 받은 성과급으로 샀는데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리셀샵이나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통해 명품을 사는 친구들도 많은데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라고 했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선희(34ㆍ가명)씨는 최근 자주 방문하던 커피 체인의 모바일 상품권 1만원권이 인터넷몰에 8000원 후반대에 올라온 것을 보고 발빠르게 결제 버튼을 눌렀다. 모바일 상품권은 매장에서 현금영수증 등록을 할 수 있는데다, 스탬프 적립도 할 수 있어서다. 이 씨는 "카페에 가기 전에 꼭 인터넷몰 가격대를 확인한다"며 "살림살이가 빠듯하다보니 초저가나 반짝세일 등을 주로 찾는데 사람들이 몰려 못사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소비 양극화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명품백이나 시계, 모피 등 값비싼 제품이거나 쿠폰ㆍ리퍼브(흠집ㆍ반품)제품 등 아주 싼 상품들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마음에 든 것에만 지갑을 여는 '가심비'적 소비행태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라지만, 결국 소득 계층간 양극화 심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핸드백(가죽제품ㆍHS코드 420221) 수입액은 8억2446만달러(약 93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도(7억562만달러) 대비 16.8% 증가한 것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4배 증가했다.


핸드백 수입액은 2008년 2억916만달러를 기록했다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억9385만달러로 하락한 후 2014년까지 5년 연속 증가했다. 2015년 6억2604만달러를 기록하며 한 차례 주춤하더니 2016년 6억4615만달러까지 늘었고 3년 연속 증가추세다.


핸드백 수입이 증가한 것은 이탈리아ㆍ프랑스산 고가 명품백의 수요가 커진 탓이다. 구찌ㆍ프라다 등 유명 브랜드가 많은 이탈리아에서의 명품백 수입액은 4억8948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핸드백 수입액의 59.3%를 차지했다. 에르메스ㆍ샤넬 등 프랑스산 명품백 수입액도 1억6393만 달러로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바꿔 말하면 핸드백 수입의 80%를 이탈리아ㆍ프랑스 명품 브랜드가 차지한 셈이다.


이는 백화점, 명품관 등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주요 백화점들이 연초 진행한 모피ㆍ명품패딩 특별전에서는 수백만원짜리 제품이 비치하기가 무섭게 팔려 나갔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9일부터 파라점퍼스의 146만원대 패딩을 73만4000원에, 패트레이 149만원대 패딩을 44만7000원에 판매하는 등 8개 브랜드의 명품 패딩할인전을 실시한 결과 첫날 거의 모든 물량이 소진됐다. '99만원 모피'를 내건 신세계의 모피 클리어런스 행사도 '완판'을 기록했다.

명품백 수입액 역대 최대라는데…다른 한 쪽에선 쿠폰·흠집상품 불티



반면 갈수록 살림이 어려워지는 서민들은 마른 걸레를 또 짜내는 '짠물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흠집이 있어도 쓸만하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온라인몰 'G마켓'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흠집난 조립(DIY) 가구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중고책과 중고 이미용가전 판매량도 각각 21%, 34% 증가했다. 중고 프린터 판매도 3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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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족의 상징인 e쿠폰 판매량도 18% 증가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358% 증가한 것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대형 포털의 짠물족 카페에서는 e쿠폰의 일종인 기프티콘을 사고 파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기프티스타, 니콘내콘, 팔라고 등 쿠폰거래 중개 사이트에서 안 쓰는 기프티콘을 판매하면, 구매자가 기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기프티콘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수백만원이 넘는 명품이라도 지갑을 열지만, 마음이 가지 않는 소비는 최소화하는 가심비적 소비 행태가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조차도 소득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득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며 "소득은 제한되어 있는데 마음에 드는 제품은 사고 싶다 보니, 평소에는 짠물 소비를 하다가 명품에 지갑을 여는 일종의 '타협적 소비'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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