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군 복무 중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해군 병사가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해군 2함대 보급지원대 소속 김덕규 병장(26).
김 병장은 2017년 5월 자대에 배치된 후 총 15개의 자격증을 획득했다. 두 달에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딴 셈이다. 분야도 다양하다. 유통관리사(2급)와 국제무역사(1급) 등 무역ㆍ회계 분야 8개, 정보처리기능사 등 행정ㆍ실무 분야 5개, 한국사(1급), 한국어능력(4급) 등 교양 분야 2개의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김 병장은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다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유류병인 김 병장은 함정에서 발생한 '빌지'를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빌지는 함정 밑바닥에 고여 있는 물과 기름의 혼합물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온 몸에 기름 냄새가 배는 고된 일이지만 김 병장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김 병장은 주로 부대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하며 공부했다. 부대도 김 병장의 노력을 적극 지원했다. 학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평일에는 자정까지, 휴일 전날에는 24시간 독서실을 개방했다. 사이버지식정보방도 학업 목적에 한해선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병장의 자격증 취득은 다른 장병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장병들이 하나 둘 동참해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도 생겼다. 그 결과 지난해 8~11월 사이 2함대 장병 8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은 "임무와 자격증 공부를 병행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두 놓치기 싫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부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 목표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해군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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