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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해서 어떡해” 탄식 속 ‘강 건너 불구경’…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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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상인들 참담한 심정 전해…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들, 안타까운 사고”
화재 현장 바라보며 버젓이 담배에 불 붙인 일부 몰지각한 시민에 따가운 눈초리

“불쌍해서 어떡해” 탄식 속 ‘강 건너 불구경’…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9일 오전 7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1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구의 국일고시원 화재현장 앞에서 한 시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유병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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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승진 기자] “화재 현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네요…”

9일 오전 7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1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구의 국일고시원 화재현장은 인근 주민들과 경찰 및 소방 관계자, 취재진이 몰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3층의 외부로 향한 창문은 곳곳이 깨져 있고, ‘ㄴ’자 모양으로 솟아오른 4층 창문도 부서져 있었다. 3층 창문 바로 위에 붙은 간판도 형체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거주자들이 모두 대피한 2층도 건물 바깥으로 간이 철골 구조물이 연결된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화재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고시원 인근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60대 김재석(가명)씨는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고 하는데 안타깝다”면서 “어렵게 살던 사람들인데 가족에게라도 소식이 전해졌을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불쌍해서 어떡해” 탄식 속 ‘강 건너 불구경’…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시원 관리인이 바닥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고시원 주인 고모씨가 언론 인터뷰 도중 실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고씨는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려 올라가려다 불길이 확 번져 탈출하면서 신고했다”면서 “고시원에서 사는 사람들 위해 국, 반찬 만들며 살아갔는데 이렇게 돌아시다니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안타까운 사고 현장을 눈 앞에 두고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화재 현장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60대 남성의 손에는 불이 붙은 담배 한 개비가 들려 있었다. 수많은 방송 카메라들이 자신을 찍고 있었지만, 이 남성은 아랑곳않고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지은숙(54·여)씨는 “무심결에 그랬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화재 현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니 몰상식하다”면서 “안전 의식이 확실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에 있는 이 고시원에서는 오전 5시께 불이 났다. 건물 3층에서 시작된 불은 소방관 100여명과 장비 30대가 투입된 끝에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7시께 완전히 진압됐다.


“불쌍해서 어떡해” 탄식 속 ‘강 건너 불구경’…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 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층 복요리집과 주점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지만, 불이 시작된 3층은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건물 내부는 앙상하게 철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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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난 데다 불길이 거셌기 때문에 제때 탈출하지 못해 당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래된 건물이라 스프링클러는 없었고, 그나마 설치돼있던 비상벨과 완강기는 정작 아무도 활용하지 못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고시원이 불법으로 건축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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