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역대를 통틀어 가장 인종차별적인 광고다.(CNN)" 미국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측이 공개한 광고캠페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을 보여주는 해당 광고에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로 경찰들을 살해한 루이스 브라카몬테스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민자들은 당신을 죽일 것이고, 이는 민주당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53초 분량의 광고영상에는 브라카몬스가 법정에서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곧 탈옥해서 더 많은 경찰을 죽이겠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멕시코 출신으로 불법입국했다 추방당했던 브라카몬스는 지난 2월 캘리포니아에서 경찰을 살해해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불안과 혐오를 부추기는 듯한 브라카몬스의 영상 직후에는 '민주당이 그를 우리나라로 들여보냈다. 민주당이 그를 머물게 했다'는 자막이 띄워진다. 이후 중남미 지역에서 몰려오는 캐러밴(이민자 행렬)의 폭력적인 영상과 함께 '민주당은 또 누구를 들여보낼까'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광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든다'는 자막으로 마무리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공개하며 "민주당이 우리나라에 하고 있는 일은 터무니없다. 공화당에 지금 투표하라"고 글을 올렸다. 이는 모두 오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기반을 집결시키기 위해 반이민, 이민자 혐오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최근의 그 어떤 캠페인에서 벌어진 선동적인, 종결된 논쟁에서도 가장 극단적 단계"라며 "인종·사회적 분열을 위해 거짓말까지 퍼뜨리려는 그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폭력적인 범죄로 기소된 이민자들과 장벽을 뛰어넘으려는 이들을 담은 영상을 통해 전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이민자들이 당신을 죽일 것이고, 민주당을 탓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해 이민자를 이용하는 것은 그가 유명인사일때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기위해 사용했던 주요 방법"이라며 "2016년 대선서 승리하기 위한 열쇠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광고가 민주당의 주요 공약인 헬스케어 등을 둘러싼 논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밀려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톰 페레즈 전미 민주당위원회 위원장은 "자포자기의 신호"라며 "주위를 딴데로 돌리고, 분열을 초래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공포를 파는 행위에 열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이민자를 범죄자, 테러범으로 몰아세우고 있지만 정작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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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광고영상을 공개한 날 캐러밴을 막기위해 멕시코와 맞닿아있는 국경에 1만5000명의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앞서서는 출생 시민권 제도를 바꾸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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