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학교편' 31일 발표…"교복, 출석번호 선택권은 학생에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여자는 공부 못해도 얼굴만 예쁘면 되고, 남자는 글씨를 못 써도 괜찮나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다음 달 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학교편'을 31일 발표했다. 학교에서 겪는 성차별 언어와 행동을 바꿔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우선 성별 고정관념이 반영된 수식어를 개인의 특성을 반영해 사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동안 남학생에게는 '듬직한', '멋진', '대범한' 등의 수식어가 붙는 반면 여학생에게는 '조신한', '예쁜', '얌전한' 등의 단어가 따라다녀서다.
고정된 편견을 강요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은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여학생이 운동을 하면 '선머슴'이라고 한다거나, '여자가 글씨를 잘 써야지' 등의 얘기가 있었다. 반대로 남학생은 '남자가 왜 질질 짜냐', '남자는 무거운 거 잘 들지' 등의 말을 들어야만 했다.
'공부 못해도~'로 시작하는 말 대신 차라리 공부하라는 얘기를 해달라는 것도 제시됐다. 여학생에게는 '공부를 못해도 결혼만 잘하면 된다'고 한다거나 남학생에게는 '지금 공부하면 아내 외모가 바뀐다' 등의 얘기를 여전히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복, 출석번호 등과 관련한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자는 요구도 높았다. 여학생은 교복 바지와 치마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남학생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출석번호 또한 남자가 앞쪽, 여자가 뒤쪽인 현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시대와 맞지 않는 교훈·급훈은 바꿔야 한다는 게 시민들의 생각이다. 남자 중·고등학교에서는 개척, 자립, 자주, 창조 등 능동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자 중·고등학교에서는 알뜰, 인내, 희생 등 가부장제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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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학교생활 중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응답자 528명 중 86.7%가 성차별 언어나 행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87.8%, 남성은 82.5%가 '있다'고 답했다.
학교생활 중 성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사의 말과 행동'이 34.5%로 1위였다. 이어 '교칙'(27.5%), '학생의 말과 행동'(11.2%), '교과 내용'(11.0%), '진로지도' 등(10.0%)의 순이었다 교훈과 급훈에 대한 문제 제기도 4.8%나 됐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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