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트럼프 정부 안에 트럼프 저항세력이 있다'는 내용의 뉴욕타임스(NYT) 익명 기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라고 9일(현지시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주장했다.
배넌은 이날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NYT칼럼에 대해 "아주 심각했다. 이것은 정부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NYT는 '현직 고위 관리'의 익명 기고문을 통해 "초기 내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성 때문에 수정헌법 25조까지 거론됐다"며 정부 내에서도 탄핵설이 나왔었다고 폭로했다. 이 칼럼은 즉각 화제로 떠오르며 올해 NYT 홈페이지 내 가장 많이 읽힌 기사로 랭크됐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 같은 공격이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사령관을 지낸 조지 매클렐런 장군이 링컨 대통령과 충돌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매클렐런 장군 등이 링컨에 대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은 위기다. 미국에서 이제까지 이런 위기는 오직 1862년 여름에 한 차례 있었다"고 언급했다.
NYT의 익명 기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의 갈등설을 폭로한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 출간 직후에 나와 더욱 화제가 됐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인 이 책에는 백악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압적인 의사 결정 방식이 외교정책 등에 그대로 투영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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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우드워드의 책에 대해 "사기"라고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NYT 칼럼 기고자 색출작업에 나선 상태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공화당원이나 보수주의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딥 스테이트'의 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딥 스테이트는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자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을 가리킨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은 기고문 논란이 확대되자 연이어 '나는 아니다(Not ME)'는 입장을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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