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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소상공인]"보증금·월세 5배 올려라"…상권 만들고 쫓겨나는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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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소상공인]"보증금·월세 5배 올려라"…상권 만들고 쫓겨나는 상인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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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홍대 걷고싶은거리 상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우명씨는 홍대 지역에서만 23년간 장사를 했다. 지난 8년은 한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작년말 사실상 쫓겨났다. 건물주가 보증금 3배, 월세 50% 이상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 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건물주와 타협을 보려 했으나 계약 만료 후 가게를 팔고 나가는 것도, 2~3억 상당의 권리금을 받는 것도 불가하게 됐다. 이 회장은 할 수 없이 인근 다른 상가로 가게를 옮겼다.

같은 상가에서 10여평 남짓한 안경점을 운영해온 이도민씨도 날벼락을 맞았다. 계약 만료 3개월 전 건물주가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연락을 보낸 것이다. 그 역시 권리금 보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물주는 보증금과 월세를 5배가량 올린 새 임대차계약을 제시했다.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씨는 가게를 비우지 않아 4월께 건물주로부터 일방적인 내용증명을 통지받고 현재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관련 기관에 보상받을 방법을 알아봤으나 상황을 고려치 않고 중재와 합의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점포가 있는 상가 1, 2층 가게들은 모두 대형 법인 유치를 위해 내몰림 당했다. 현재 이 상가는 기존 점포들의 간판만 남아있고 안은 텅 비었다. 건물주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권한을 일임한 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상인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상권 내몰림을 막기 위해 실질적으로 하고 있는 게 없다. 관련법들도 모두 계류돼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국회와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어렵게 상권을 형성시켜놓고는 건물주로부터 내몰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정책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역상권법'(지역상권 상생발전에 관한 법률안) 등을 통한 임대료 인하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위기의 소상공인]"보증금·월세 5배 올려라"…상권 만들고 쫓겨나는 상인들 터무니없는 임대료 상승 요구로 쫓겨난 홍대 걷고싶은거리의 한 유명 보쌈 프랜차이즈 내부 모습. 가게는 아직 비어있는 상태다.


지역상권법은 상업지역 임차상인과 임대인 간 자발적 상생협약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토록 하는 법안이다. 이들 합의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하는 상업 활성화 지역은 '지역상생구역', 상권이 쇠퇴하는 곳은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해 계약갱신·임대료 보호, 가맹사업 신규 진입 제한 등을 취할 수 있다. 협약 미이행 시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구역으로 지정되면 상가건물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은 현행 5년에서 최대 15년까지 연장가능하다. 월세와 보증금은 현행 5% 이내에서 상생협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제한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부설주차장 특례 △온누리상품권 가맹 △지방세 또는 부담금 감면 △대수선비·시설비 융자 등을 지원한다. 낙후상권은 자율상권조합을 통해 시설현대화 등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2016년 발의된 법안은 국회에서 2년째 계류 중이다. 중기부가 지난 3월19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각각 발의한 '지역상권 상생발전에 관한 법률안'과 '자율상권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통합보고 했지만 몇몇 의원들의 반대로 심사가 지연됐다.


당시 쟁점은 임대료과 계약갱신기간 등을 규정하고 있는 지역상권법이 법무부·법제사법위원회 소관의 상가임대차보호법과 충돌한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국회 파행 등으로 그간 논의가 미뤄져왔다. 중기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상권법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가서야 판가름날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법의 목적은 임차인들의 권리 보호지만 지역상권법의 기본목적은 지역상권과 상가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며 "지역상권 주체들이 상생협약체에서 상권 활성 방안을 만들면 결과적으로 임대료와 계약갱신 보호도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체계"라고 차이를 밝혔다.


이어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낙후 지역에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상권 유지를 위해 건물주와 임차인의 합의기구를 통한 임대료 책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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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명 상인회 회장은 "상인회가 있다지만 단체를 통해서는 애초에 합의의 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지역상권법 같은 제도가 시행되면 서로 효율적으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관계가 성립될 텐데 그런 구조가 전혀 없다보니 건물주는 건물주대로, 임차인은 임차인대로 이렇게 불합리한 구조 속에 살아가는 것"이라고 법 취지에 동조했다.


이도민씨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른 보호기간이 끝난 후 임대료가 폭등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건 법에서 정해놓은 기한과 관계가 없다"며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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