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블록체인, 대세가 되고 있다"

'디지털 유럽' 위한 EU 차원의 블록체인 투자 시급 강조

안드루스 안십 유럽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출처=EC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유럽 연합의 규제감독기관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블록체인 대세론'이 나왔다. 유럽을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0일(현지시간) 가상통화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안드루스 안십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C 디지털 데이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은 이제 단순 연구 주제가 아니라 대세가 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블록체인 관련 투자가 AI나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십 부위원장은 "우리는 '현금'이 더 필요하다"라며 "블록체인은 유럽이 향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및 데이터 기반의 미래를 열기 위해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C가 블록체인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 EC는 이더리움 스타트업 콘센시스와 함께 'EU 블록체인 전망 포럼'을 개최했으며,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에 3억유로(약 394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상호 운용이 가능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범유럽 블록체인 파트너십을 체결할 계획도 발표됐다. 다만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안십 부위원장은 유럽을 하나의 디지털 시장(디지털 싱글 마켓)으로 만들기 위한 EU 차원의 공동 규제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25일부터 시행되는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도 이 같은 표준화의 일환이다.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대폭 강화한 GDPR은 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라도 모든 권리는 개인 본인에게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개인의 열람권, 정정권 등 권리 확대 ▲정보보안책임자 의무 임명 ▲유전정보, 바이오정보 등 개인정보 정의 확대 등이 담겼다.

안십 부위원장은 "유럽을 디지털 싱글 마켓으로 만들고 그에 적합한 구조와 환경을 조성하면 '디지털 유럽'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미래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