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막말한 적 없어…노무현 '자살' 발언으로 프레임에 갇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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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그간 제기돼 온 '막말 논란'에 대해 "나는 막말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자살'로 표현한 이후 '막말 프레임'에 갇혔다며 '막말'이라는 얘기를 들어온 단어들은 "알기 쉬운 일상적인 용어를 쓴 것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나를 막말 프레임에 가둔 것의 출발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말에서 출발한다. 서거했다는 말을 했다면 그런 프레임이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살이라는 표현은 가장 알기 쉬운 일상적인 용어였다"며 "자기들이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을 모욕했다고 받아들이다 보니 그걸 막말이라고 반격을 시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향단이', 친박 의원들에게 '바퀴벌레·암덩어리', 반홍(反洪)계 중진의원들에게 '연탄가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 발언들에 대해 "영남지역에서는 친밀감의 표시로 흔히 하는 영감탱이 등 우리가 통상쓰는 서민적 용어를 알기쉬운 비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그 표현에 대해) 할말이 없는 상대방은 이것을 품위없는 막말이라고 매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막말이란 되는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된 표현을 막말이라고 한다"고 밝히며 본인은 '막말'을 한 일이 없다고 재차 부정했다. 홍 대표는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비유를 한 것"이고, "할말 없는 상대방은 언제나 그걸 막말로 반격을 한다"고 봤다. 이어 "맞는 말도 막말로 매도하는 세상"이라며 "참 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정치판이다.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각 정당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아무리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사람에게 '고름, 암 덩어리'라고 하는 것을 어찌 우리가 통상적으로 쓰는 서민적 용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홍 대표는 평소에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서민들은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홍 대표에게 국민은 막말을 해야 알아듣는 부족한 국민인 것인가"라며 "일상용어와 막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홍 대표의 분별 인식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퀴벌레 같은, 영감탱이 암 덩어리 홍준표 대표님이라고 하면 친밀한 서민적 용어인지 답해주시기 바란다"고 비꼬며 "자기 성찰 없는 막말 퍼레이드로 정치인들의 자질을 떨어뜨린다면 본인 뿐만아니라 지켜보는 국민이 더 괴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종대왕이 살아계셨다면 경을 칠 발언"이라며 "게다가 특정계층 비하나 입에 담기도 힘든 저열한 언어를 서민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평소 일반 국민에 대한 홍 대표의 인식이 어떤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