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내년 사우디 증시에만 상장할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석유공사(사우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내년 중 자국 증시에서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 상승과 법적 우려 등으로 인해 해외 증시 상장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람코의 IPO계획이 대폭 축소됐다"며 "내년에는 사우디 증권거래소 상장만 추진하면서 해외 상장이 가치가 있을지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사우디는 올해 하반기 중 국내 거래소와 함께 해외 증시에 아람코를 동시 상장하기로 하고, 런던, 뉴욕, 홍콩 등을 유력 후보로 주시해왔다. 기업가치 2조달러 안팎으로 추산되는 아람코의 IPO를 통해 1000억달러를 조달,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개혁 프로그램에 투입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뉴욕 증시 상장시 법적 소송가능성이 있는데다, 주주보호 차원에서 마련된 해외증시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평가가 사우디 정부 내에서 잇따르면서 상장을 위한 준비도 지연됐다. 한 소식통은 "왕세자는 미국 증시 상장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근의 유가 상승세도 해외 증시 상장 필요성을 낮췄다. 유가가 배럴당 65달러선까지 높아지며 재정요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왕세자가 IPO를 첫 언급한 2016년 초 당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수준이었다.

WSJ는 "해외 증시상장 계획이 처음 생각보다 더 복잡해졌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더 많은 시간을 벌어들이게 됐다"고 사우디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가 IPO 계획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게 이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