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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廣터뷰] 박원순 "서울역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면 與·野도 친해질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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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넓은 대륙철도 뚫리면 우리 마음도 넓어질 것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남남통일부터 이뤄야



문재인 정부와 당적 같고 비전 비슷한 최적의 상황

서울시장 3선 출마 피로감? 못했으면 시민이 지지할까

'원순씨가 또 해냈다' 뜻의 '원또' 별명 가장 맘에 들어


[대담=오상도 아시아경제 정치부장, 정리=성기호 기자]"지금도 서울역에는 '대륙철도의 관문'이란 글자가 붙어있어요. 이곳까지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연결되면 물류 뿐 아니라 (반도에 갇혔던) 한국인의 마음 또한 넓어질 겁니다. 지금처럼 여의도에서 매일같이 우리끼리 티격태격하진 않을 거예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횡단 열차의 같은 칸에 태워) 열흘가량 독일 베를린을 다녀오게 하면 어떨까요(웃음). 많이 달라질 겁니다."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된 지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들뜬 목소리에선 기대감이 묻어났다. '(얼마 전 시장님이) 북측에 경성ㆍ평양축구 복원을 제안하지 않았느냐'는 덕담에 "지금 경평축구가 문제가 아니죠"라며 반갑게 화답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 집무실에서 이뤄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공황 당시 JP모건을 이끌던 피어폰트 모건의 사례를 거론했다. "대공황으로 나라의 경제가 위태로웠을 무렵 자신의 요트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금융계, 산업계, 정치계 인사들을 태운 뒤 결론이 날 때까지 뉴욕 맨해튼과 뉴저지 사이의 허드슨강을 오르내리며 합의를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당면한 대북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우리도 획기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인 셈이다. 역설적으로, 모건이 자신의 요트를 띄웠던 허드슨강의 물길은 오늘날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고 미국의 발전상을 목도하는 관광지가 됐다. 이 '금융황제'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기증한 고대 미술품과 함께 전 세계인의 발길을 끄는 명물을 만든 것이다.


-오늘 오전 대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었다.
▲인근 행사에 참석하니 한 외신기자가 소감을 묻더라. 그래서 '봄이 오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있다(Spring is coming. Peace is coming to the Korean peninsula)'고 답했다. 당연히 장애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오는 봄을 막을 수 있겠는가. 북한은 3200조원의 지하자원도 갖고 있다. 그런데 남북통일을 위해선 먼저 남남통일이 돼야 한다. 나라는 항상 내부의 분열 때문에 망한다.


-통일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독일 통일 당시 동서 베를린시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중앙정부는 정치와 외교에 따라 관계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반면 지방도시는 시민의 삶과 스포츠, 예술 등을 기반으로 교류를 이어간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교류다. 정말 행운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초반 아닌가. 과거 진보정권의 10년 집권경험이 있기에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이 여러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무엇이 마음에 드나.
▲(웃음)저는 '원또'가 좋다. '스나이퍼 박'이라는 별명도 있긴 하다. 제 앞에 있었던 사람은 다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것보다 '원순씨가 또 해냈다'는 의미의 원또가 멋있고 좋다.


-최근 서울시장 3선 출마와 이후 대권가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영국 모노클지(紙)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의 거리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고 답했는데.
▲(웃음)절대 그런 취지의 발언이 아니다. (서울시청과 청와대가) 거리는 정말 가까운데 참 멀리 있더라는 이야기였다.



-출마를 선언한 일부 여당 의원들이 직접 찾아와 불출마를 설득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3선 출마에 대한 피로감도 종종 언급된다.
▲지금 출마하시는 분들요? 기억이 잘 안 난다. 시민들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이 피로하고 내가 행정을 잘못했다면 지지할 리 없다. 국가나 지방정부, 기업 모두 지속가능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더 오래 (집권)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그 사람이 우리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서울시정의 성공이 곧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고 말해 왔는데.
▲사실이다. 서울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서울시장이 누구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성공도 좌우될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당적(혹은 정치이념)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당적도 같고 비전도 비슷해 최적의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를 충분히 가져다 쓰겠다'고 하셨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계시다.


박 시장은 참모(정무 부시장)였던 임종석 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선 직전 문재인 캠프로 옮겨간 것을 의식하는 듯 보였다. 또 시장 재임 중 잇따라 공무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일종의 부채의식을 지닌 듯했다. 순간 표정에 그늘이 졌다. 이런 박 시장은 수첩에 아이디어를 빼곡히 적어 깨알 지시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아픈 질문을 하나 하겠다. 수첩은 진짜 없앴나.
▲(양복 안주머니를 가리키며) 지금은 이렇게 없지 않나.


-스마트폰 메모장에 일일이 기록하시는 건 아닌가(웃음).
▲그렇게까지…(웃음).


-당내 경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 '문심(文心)'에 따라 여당 서울시장 후보의 얼굴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민심이 천심이다. 총선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만 서울시 등 광역 선거는 시민들의 판단과 마음에 달려 있다. (이들은) 후보의 과거 행적 등을 다 알고 있다. 시민을 늘 믿는다.


-경계하는 당내 경선 후보는.
▲아직 선수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결국 본선에서 이겨야 하니 모두 한 팀이다. 한 분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첫 선거 때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 양보를 얻었다. 당시 (시장님의) 턱수염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칩거 중인 안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턱수염을 기르고 나와 양보를 요구한다면.
▲(웃음)당시에는 저와 안 전 대표 모두 민주개혁 진영의 동지였다. 그후 시간이 흘러 당과 비전 등 모든 게 달라졌다. 저는 민주당원이고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서울시민의 삶의 변화를 위해 행동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이 된 뒤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폈지만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경기지역에선 '풍선효과'도 생겼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불평등과 빈부격차 해소와 관계가 깊다.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과거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전 정부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여러 정책을 취했다. 새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놨고 서울시도 이에 맞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택 난개발 해소와 지역 공동체 보전을 위해 마을 단위의 개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성과는 어떤가.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 공유도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의 정책을 펴왔다. 이런 정책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동체적 삶에 기반한 '사회적 우정의 도시' 조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박 시장은 "각자도생의 (각박한) 사회를 벗어나 공동체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방분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광역자치단체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입장은.
▲지방자치의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통령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 법령과 헌법이 바뀌어야 되는 일이 있다. 현 상황에선 헌법과 법령에 따라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만 지방정부가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헌법과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교부세 등이 도마에 올랐는데.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은 8대 2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2할 자치'라는 이야기도 이래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6대 4를 목표로, 7대 3까지 이야기했다. 서울시가 가장 큰 이득을 보는데 이를 독차지할 생각은 없다. 서울시는 지금도 매년 1700억원 정도를 상생기금으로 내고 있고 추후 더 많은 기금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


박 시장에게 이틀 전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난 사실을 전했다. 이어 최근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은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이 집중 포화를 받았던, 아픈 경험을 끄집어냈다. 이 제도는 시행 두 달 만에 사라졌다.


-특히 남 지사의 견제가 상당했다.
▲저는 남 지사를 무척 좋아했었다. 당은 다르지만 언젠가 같은 당이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우리 서울시 공무원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을 전파하기 위해 그곳(경기도)에 가서 강연도 많이 했고, 제가 이제 그만 가라고 할 정도였다(웃음). 공무원들이 일을 잘하면 (근무시간에) 피자를 보내라는 조언까지 해줬는데…. 늘 배워갔던 분인데, 그런 말씀을 안 하시던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심각한 표정으로)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건 다른 국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할 말이 없다. 이번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은 사회 전반에 고착된 구조적 문제들이 터진 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 시장의 캠프에서도 성추행이 있었다는 폭로가 불거졌다.
▲책임자 입장에서 모른다고 변명할 수 없다. 임시로 만들어진 선거 캠프였지만 저를 위한 조직이었기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사과했고 피해자가 만족할 때까지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를 만날 용의가 있는가.
▲모든 것은 피해자 본인에게 달려있다.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만날 수는 없다. 본인이 저를 만나 치유가 될 수 있다면 당연히 만날 것이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프로필
▲1956년 경남 창녕 출생 ▲경기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사회계열 중퇴 ▲단국대학교 사학 학사 ▲제22회 사법고시 합격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제35ㆍ36대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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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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