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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도넘은 조사, 권위인가 횡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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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금융당국 도넘은 조사, 권위인가 횡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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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경영진들은 제보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검사의 인력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한 확실히 조사하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전격 사퇴의 배경이 된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칼자루는 최 위원장이 직접 쥐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장수가 전쟁 중 날아온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낙마하자, 그의 칼자루를 대신 들고 복수전에 나선 모양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공직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특수한 자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민간 금융사들을 향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당한 권력 행사 vs 국가 권력의 남용=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과도한 조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당국의 검사 기능이 강화되면서 도를 넘어섰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해 수시로 현장 검사를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 최고 경영진을 겨냥한 칼날이라는 해석이다. 금감원은 채용비리와 함께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와 부당 거래, 하나은행 중국 특혜 투자 등 3대 의혹 사건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 노동조합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업무상 배임죄 및 은행법 위반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자 대대적인 검사에 돌입한 것이다.


이 중 아이카이스트 대출건에 대해 금감원은 "혐의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금감원은 중국 특혜 투자와 전 사외이사와의 부당거래 2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여전히 하나금융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제 금감원은 13일 최 전 원장이 사퇴한 2013년 친구 아들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검사에 돌입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검사 범위와 기간, 인력을 정하지 않는 '무제한 검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최 위원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최 위원장이 특정 금융사를 공개적으로 겨냥하고 나선 것은 과거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채용비리 의혹도 최 위원장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이던 2013년에 벌어진 일이다.


금감원이 2014년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투자 손실로 당시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대상으로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하나금융 측이 반발하면서 갈등 관계를 보였다.

금융당국 도넘은 조사, 권위인가 횡포인가



무제한 검사는 사실상 보복(?)=금감원은 하나은행에 투입된 특별검사단을 사상 최대 규모로 꾸렸다. 다양한 국ㆍ실의 10~15년차 베테랑 검사 인력 16명과 단장, 감사를 포함해 약 20명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하나금융 특별검사단' 파견발령까지 냈다. 그만큼 이번 검사를 통해 최 전 원장과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이 향후 최 전 원장이나 하나은행, 하나금융 최고위층에 대한 대면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대면조사를 포함해) 검사와 관련해선 어떤 예단도 갖지 않으려고 한다"며 "금감원 안팎의 외풍을 막아 오로지 사실관계 파악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채용청탁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이라 당시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까지 확대될 수 있다. 아울러 당시 '관행'처럼 이뤄지던 임원추천제로 최 전 원장이 낙마한 만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 경영진이 상당수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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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채용비리 의혹을 다른 은행까지 확대 추가 조사할 여력이 없다"며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의 채용비리 의혹을 밝히는 데 모든 검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관치를 넘어선 '보복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금융사가 금융당국에 반기 들어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 전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인 만큼 이번 건은 검찰 수사로 넘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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