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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廣터뷰]원희룡 "정치권 미투, 낯 뜨겁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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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선거연대 당연한 일…여당 견제 중요해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언젠간 만날 것
5월 북미정상회담, 제주서 개최 요구도



[대담=오상도 아시아경제 정치부장, 정리=성기호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 나아가 남성 전체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기름을 부은 정치권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이 6ㆍ13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여권의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이 잇따라 낙마하는 등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지방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진영의 '소장파'를 자처해온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 "권력이 집중된 정치권은 강압적 성폭력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지난 8일 제주특별자치도청 지사실에서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투운동을 여성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남녀가 동등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지사와 관련 된 폭로가 이뤄진지 이틀이 지났다. 이번 사건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있나.
▲(기사를 처음 접하고) 심경이 복잡했다. 처음에는 기사를 잘못 읽었다. '안희정 수행비서'의 성폭행으로 본 것이다. 수행비서가 여자일 것이라는 사실도 상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사실을 알고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저도 수행비서가 있다. 또 해외출장도 나간다. 그런 부분들은 도지사 정도가 되면 (보좌)시스템에서 (성폭행이) 이뤄질 수 없도록 짜여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게 어떻게 가능했을까'라고 생각했다.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다.


-안 전 지사와의 관계는. 평소 어떻게 평가했나.
▲안 전 지사에게 호감을 많이 가졌다. 여러 모임이나 자리에도 함께했다. (안 전 지사의 행적에서) 어떤 부분이 저런 것(성폭행)과 연결되는 걸까, 지금도 곰곰이 생각한다. 짚이는 부분도 있고 아직 믿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정치권의 미투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라는 게 권력을 둘러싸고 그와 관련된 과정들이 집중된 곳이다. 권력관계 아래에선 등잔 밑이 어두울 수 있는데, 이곳부터 들춰내야 한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은 용기와 엄청난 불이익, 희생 등을 각오해야 한다. 우리 상식으로 이야기하는 인권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다. 위선과 현실의 괴리감이 극복되는 과정이 너무 낯 뜨겁고 민망하고 고통스럽지만 거쳐야 하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지사 선거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상황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원 지사의 당적은 초미의 관심사다. 원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들썩이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원 지사는 그동안 국민의 당과 바른정당 통합 과정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끊임없이 탈당설이 제기된 이유다. 현재 바른미래당 잔류와 자유한국당 복당, 무소속 출마의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어떤 결정도 쉽지 않은 길이 될 전망이다.


-개혁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한국당을 뛰쳐나왔다. 반면 지난 지방선거에선 새누리당(현 한국당) 소속으로 6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됐다. 적어도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승률이 더 높을 것이란 정치공학적 분석도 나온다.
▲저를 지지하고 걱정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은 자기 개혁의 노력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존재감이 너무 없다. 뜻은 좋았지만 깃발이 좋으니 시간이 되면 잘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무책임하게 갈 수는 없다. 국민들이 믿고 기대할 수 있는 야권으로 변화와 진화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선택이 아닌 더 많은 고뇌와 구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야권의 선거연대 가능성은.
▲처음부터 야권은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여당은 자칫 오만과 독재로 갈 수 있다. 건전한 견제가 필요하다. 야당이 모두 전멸하면 앞으로 국민들은 강력한 정부와 정치집단을 견제하는데 있어 무장해제가 된다. 바른미래당은 합당보다는 야권 연대를 통한 여당 견제가 더 중요하고 시급한데 그 부분을 무게 있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런 원 지사는 도정 초기 보좌진에 다른 지역 출신 인사를 배치했다. 제주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제주가 중앙정치를 위한 교두보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제주 시내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도내 평가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버스공영제 확대 등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호불호가 갈린다는 뜻이다. 최근 외국계 대형 카지노 인허가로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반면 원 지사는 요즘 24시간이 모자를 만큼 바쁘게 뛰고 있다. 그동안 지역민과 거리를 두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졸린 눈을 부비며 나타난 원 지사는 "지난밤에도 4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경쟁자들도 (원 지사가) 청렴하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스킨십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적지 않은데.
▲청렴과 스킨십은 다른 문제다. 아무래도 인사 청탁을 받지 않고 경조사를 챙기지 않으니 섭섭함이 묻어난 것 같다. 대중정치는 도민들과의 교감이 필수다. 문제는 방법인데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의지할 수 없는 것 아니냐. 다른 방식으로 길을 얼어야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당에서 '문재인 정부가 주적'이라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정치에 주적이 어디 있는가.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은 국가와 국민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잘해보겠고 하니 지켜볼 것은 지켜보고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 되는 것이다. 다만 특정 세력과 집단이 모든 것을 다 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안세력의 견제가 필요하다. 주적이라는 개념보다는 견제와 대안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전 한나라당 시절 '남원정(남경필ㆍ원희룡ㆍ정병국)'이란 표현이 있었다. 원조 쇄신파로 정치적 고비마다 행동을 함께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지금 뿔뿔이 흩어졌다. 요즘도 남경필 경기지사(한국당), 정병국 의원(바른미래당)과 연락하나.
▲최근 통화한 것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남원정'은 언제쯤 다시 뭉칠 수 있나.
▲큰 틀에서 보수정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보수정당 개혁에 몸부림쳤던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조금 떨어졌다고 해서 멀리 간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구체적인 결합은 앞으로의 정치 일정이나 정치적인 판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시기를 기약하기는 어렵다.


원 지사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또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제주에서 회담을 개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의 태도에 대해선 항상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 노력은 긍적적"이라면서도 "대화의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을 가지고 당근을 주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명확한 태도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예의주시하고 확인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원 지사는 지난 2014년 제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4ㆍ3위원회 폐지 법안 서명, 위령제 불참 등 과거 전력으로 진보진영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그는 "4ㆍ3특별법이 규정한 모든 사업을 원래 법이 정한 취지대로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올해는 제주 4ㆍ3항쟁 70주년이다.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큰아버지 일가와 아내의 할아버지도 4ㆍ3항쟁 당시 희생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 이후 7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명예회복과 관련된 문제가 남아있다. (좌우 진영의 학살로) 그 가족들이 연좌제로 고통을 받은 응어리도 남아 있다. 진상규명을 통한 명예회복이 1차적으로 있어야 한다. 이후 배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 다음에 진정한 화해와 치유의 길로 갈 수 있다.


-민선 7기 차기 지사가 당면한 현안은 무엇인가.
▲인프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또 제주의 지속 가능한 미래발전을 위해서는 인재 육성에 대대적인 투자도 해야 한다. 제주의 젊은 세대를 위한 삶의 주기별 설계에 현실적이고 종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프로필
▲1964년 제주 출생 ▲제주 제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공법학 학사▲제34회 사법고시 합격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16ㆍ17ㆍ18대 국회의원 ▲한ㆍ일의원연맹 부회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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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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