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인·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대거 포함…우리나라도 허위 계정·악용 사례 많아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무분별한 ‘팔로워(follower, 타인이 내 계정을 추가하는 것) 수 늘리기’가 문제화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각종 SNS 팔로워를 늘려주는 업체 ‘데뷰미’가 가짜 트위터 계정 2억개를 20만명에게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계정 하나 당 팔로워 1만명을 늘리는 데 드는 돈은 단돈 64달러(약 6만8000원). 이 회사가 그 동안 벌어들인 돈만 600만달러(약 64억원)에 달했다. 이 업체에 가입된 회원들은 일반인뿐 아니라 정치인부터 TV쇼 진행자, 테드(TED) 강연자, 가수, 모델 등 유명인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문제는 개인정보를 도용한 가짜 계정 수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름, 사진, 주소지 등 신원정보로 최소 5만5000여개의 계정이 생성됐다. 또 팔로워 수 등으로 가치가 판단되는 SNS 특성상 가짜 계정으로 현실에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캡티브8에 따르면 1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SNS 스타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홍보 게시물 한 건당 약 2000달러(약 214만원). 단순 계산으로도 10만명의 팔로워를 모으는 데 640달러(약 68만원)밖에 들지 않지만 이로 인한 수입은 2000달러로 최소 1360달러(약 146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협찬 등 부가적인 이득도 취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 ‘SNS 팔로워 늘리기’ 등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SNS 관리대행 서비스 업체들이 나온다. 기존에는 기업들이 광고·홍보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1인 미디어가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개인들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업체들을 살펴보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 적용할 수 있는 SNS 종류도 다양하다. 팔로워 수 증가는 물론 ‘좋아요’ 개수, 구독수, 동영상 조회수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업체별로 다르지만 팔로워 수는 최소 100명부터 최대 30만명까지 주문할 수 있고 팔로워 수 1000명을 늘리는 데 드는 비용은 1만원에서 5만원 정도로 작업은 2~3일 정도면 완료된다.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유명’ SNS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으로 관련 후기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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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미국 사례와 같이 허위 계정이나 이득을 취하는 등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팔로워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허위·과장 광고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11월에는 가짜 계정 7만여개를 바이럴(입소문)마케팅 업체에 팔아 성형, 맛집 후기 등을 진짜인 마냥 올린 일당이 붙잡힌 적도 있다.
법률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이를 규제할 만한 법률이 없어 소셜미디어 업체 자체 규정에 맡기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공식적으로 계정 거래를 막고는 있지만 수많은 업체들은 공공연하게 계정을 팔고 있는 상황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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