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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 합정동, 순교성지인 '조개우물'에서 빌딩 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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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 합정동, 순교성지인 '조개우물'에서 빌딩 숲으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사나폴리스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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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멋진 외관의 건물들과 소소한 재미가 있는 카페, 아름다운 강변을 지니고 있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은 오늘날 서울의 중요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거리가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망나니들이 칼춤을 추며 사람을 죽이던 사형장이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합정동에 숨겨진 어두운 역사는 '합정(合井)'이란 지명에 남아있다. 합정은 원래 한자로 '蛤井'이라 쓰였다. 글자 그대로 '조개우물'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망나니들이 칼춤을 추기 전에 물을 뿜기 위해 우물을 팠는데, 양화진 앞에 있는 곳이라 우물을 파다가 민물조개가 많이 나왔다 해 조개우물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과거 사형장으로서의 이력을 보여주는 유적으로는 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절두산 순교성지'가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수천명의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원래 산 이름은 누에 머리를 닮았다해 '잠두(蠶頭)봉'이었지만, 병인박해 때 사람머리가 하도 많이 잘려나갔다해서 '절두(切頭)'란 무서운 이름이 붙게 됐다. 이후 1885년, 고종황제가 땅을 하사해 병인박해 당시 죽은 교인들과 선교사들의 무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오늘날엔 천주교 순교성지가 됐다.

조개우물 동네에서 오늘날 합정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조선시대 말이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43년에 서대문구로 편입됐다가 이듬해 마포구로 관할이 이전됐고 해방 직후인 1946년에 마포구 합정동이 됐다. 행정구역 변천이 심한 편인 한강변의 다른 동네들과 달리 오랫동안 행정구역이 유지돼 오늘날에도 법정동과 행정동이 일치한 동에 속한다.


오늘날과 같이 고층건물이 즐비한 동네로 탈바꿈 한 것은 지난 2009년,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사업이 실시되면서부터다. 당시 한강변의 압구정, 여의도, 이촌, 합정, 성수 등 5개 지역이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양화대교 북단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많은 새 건물들이 들어섰다. 오늘날에는 합정역을 중심으로 메세나폴리스, LS타워 등 대형건물이 여럿 들어서면서 예전 주택가 골목의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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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과 6호선이 함께한 주요환승역인 합정역은 앞뒤로 유동인구가 많은 당산역과 홍대입구역을 끼고 있어 사람이 더욱 몰리는 곳이 됐다. 합정역부터 상수역에 이르는 길은 '카페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카페가 들어왔다. 원래 홍대 일대에 들어섰던 카페와 미술 작업실 등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심화로 임대료가 높아지자 합정과 상수 일대로 몰려들면서 카페 골목이 형성됐다.


최근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규제로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합정 일대 상가들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합정역에 위치한 '딜라이트 스퀘어'가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로 관심을 받고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인 YG엔터테인먼트의 신사옥과 올해 준공 예정인 서울화력발전소 지상부 공원 등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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