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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도시 재창조]색깔은 자유롭게·자유는 광장에서·광장은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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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덴마크-코펜하겐 빈민가의 변신 뇌뢰브로 '슈퍼킬른 프로젝트'

급격한 산업 쇠퇴로 버려진 부지에
코펜하겐시 117억원 투입 공원 조성
공연장·벼룩시장·휴식처로 변신
옛 곡물 저장고, 주거공간 탈바꿈도

[지속가능도시 재창조]색깔은 자유롭게·자유는 광장에서·광장은 소통이다 슈퍼킬른 공원에 조성된 녹색광장. 뇌뢰브로 주민들이 일광욕과 소풍을 즐기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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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덴마크)=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의 중심부에 위치한 시청에서 북쪽으로 약 4㎞ 떨어진 뇌뢰브로(Norrebro) 지구. 버스로 20분이 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지만 도시 분위기는 코펜하겐 중심부와는 딴판이었다. 이곳은 과거부터 마약 거래 등 각종 범죄율이 높은 빈민가로 통했다. 역은 지상으로 돌출돼 있어 기차 소음이 고스란히 들렸고, 철도 구조물과 도로 모두 잿빛을 띠고 있어 도시 이미지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역 근처를 조금 벗어나자 인적도 뚝 끊겼다.

코펜하겐의 낙후지역 상징이던 뇌뢰브로가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슈퍼킬른(Superkilen)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공원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인근도 뇌뢰브로의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는 낙후지역이었다. 산업화 시기 조선소와 콘크리트 공장 등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번화한 동네였지만 이 산업들이 쇠퇴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다. 거리엔 쓰레기가 넘쳐 났고 잡목만 무성하게 자라있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소득이 적은 이주 외국인 노동자들과 젊은 학생들이 채웠다. 코펜하겐시에 따르면 이 지역 평균 연령은 약 33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버려진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슈퍼킬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변화됐다. 동네를 관통하는 3만㎡의 공간에는 2012년까지 약 110만달러(약 117억3000만원)가 투자됐다. 코펜하겐시는 이 공터를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공원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공원은 녹색과 검은색 및 빨간색 등 3가지 색상으로 구역을 나눴다. 녹색광장은 잔디를 깔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도심 속의 근린공원인 셈이다. 이 공원은 슈퍼킬린 공원 전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여기서 주민들은 일광욕을 하거나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소풍을 즐긴다.


검은광장은 주민들이 체스 등 보드게임을 즐기는 공간이다. 이름처럼 바닥을 검은색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검은 바닥에는 흰줄이 그어져 있는데 이 줄은 녹색광장의 등고선을 시각화한 것으로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이는 공간을 연결하는 의미를 넘어 주민들 간의 통합까지 의미한다고 한다. 지난달 찾은 슈퍼킬른 공원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공원이 만들어지지 전에는 여기에 아이들과 함께 나와서 노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끼리만 내보내도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주민들이 실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도시 재창조]색깔은 자유롭게·자유는 광장에서·광장은 소통이다 슈퍼킬른 공원의 검은광장.


[지속가능도시 재창조]색깔은 자유롭게·자유는 광장에서·광장은 소통이다 슈퍼킬른 공원의 붉은광장.



붉은색으로 꾸며진 붉은 광장은 주민들의 운동과 레크리에이션 등을 즐길 수 있는 신체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곳과 놀이터가 조성돼 있고 농구와 복싱도 즐길 수 있다.


슈퍼킬른 공원은 주민들의 구성을 상징하는 다양성도 상징한다. 주민 6명 중 1명은 덴마크가 아닌 다른 나라 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공원 곳곳에는 브라질에서 온 벤치, 모로코의 분수대, 영국의 쓰레기통 등이 놓여있다. 또 맨홀 덮개도 탄자니아 잔지바르와 폴란드 그단스크, 프랑스 파리에서 가져왔다. 공간이 바뀌자 분위기도 크게 변했다. 빈민가의 상징이었던 곳이 지금은 젊은 예술가들이 공연을 열고 아기자기한 생활소품을 파는 코펜하겐의 '힙'한 장소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살고 있는 주민들은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슈퍼킬른 프로젝트 전에 살던 주민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세금을 투입해 진행한 도시재생의 수혜는 그 지역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코펜하겐시의 철학이 작용한 결과다. 제스퍼 렌지베크 코펜하겐시 지역과 도시 재개발 특별자문은 "코펜하겐의 도시재생 목적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균등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과도한 임대료 상승 탓에 기존 주민들이 쫓겨나는 일을 막기 위해 시가 이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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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가 오르더라도 기존 세입자의 부담은 늘어나지 않는다. 상승분만큼을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입자의 경우에만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경우도 임대료를 올리기 쉽지 않다. 코펜하겐에서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리려면 시에 합당한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리모델링 경비와 세금 증가분을 시에 제출해야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최근 국정 주요 과제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이 사회 문제로 부각된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지속가능도시 재창조]색깔은 자유롭게·자유는 광장에서·광장은 소통이다 곡물 사일로를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한 제미니 레니던스.



한편 코펜하겐시의 슈퍼킬른 프로젝트가 낙후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는 작업이었다면 '제미니 레지던스'는 곡물 사일로를 주거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 사례다. 코펜하겐시는 곡물 저장고였던 사일로를 재활용해 8층 규모의 아파트로 만들었다. 산업구조 개편으로 인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 곡물 저장고가 폐쇄되자 이를 도시재생을 통해 주거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다. 해가 짧아 일조량이 부족해 테라스를 중요시하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맞춰 창문을 통유리로 만들었다. 테라스에선 일광욕은 물론 주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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