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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건강한 우리 밀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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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건강한 우리 밀 살리기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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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를 눈 여겨 본 적이 있다. 주인공 김탁구가 천부적인 후각을 바탕으로 온갖 시련을 딛고 최고의 제빵인으로 거듭나는 성공담을 그려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기억된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여기에 등장했던 '우리밀 옥수수빵'이 실제로 시중에 제품으로 나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우리 밀가루를 사용해 빵 본연의 담백한 맛과 영양을 살렸다는 제품 홍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것 같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관심을 둔 것은 '우리밀'이다. 우리가 시중에서 접하는 밀가루 제품은 거의 수입밀로 제조되는 현실에 비춰 볼 때 대중매체에서 우리밀의 존재감을 상기시켜 주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요 3대 에너지원은 쌀, 고기, 밀이다. 1970년대만 해도 1인당 쌀 소비량은 130㎏을 넘어서 밀(26.1㎏)과 고기(5.2㎏)의 소비량을 훨씬 웃돌았지만 2015년도에는 쌀 소비량이 절반 넘게 줄어드는 대신에 밀(32.2㎏)과 고기(46.8㎏)의 소비량은 급증했다. 이 중 밀의 경우 소비량은 늘었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자급률은 1% 미만에 머물러 있다. 우리밀의 자급률이 낮은 이유는 먼저 수입밀에 비해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구입처도 많지 않다는 단점이 우리밀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

우리밀의 자급률을 높이고 건강한 우리밀로 만든 제품을 가까이서 만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해답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육체적, 정신적 조화를 토대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수요에 부응하고 수입밀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능성을 지닌 우리 밀 품종의 개발이 필요하다. 여기에 안전한 먹거리라는 데 공감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더해진다면 우리밀의 설 자리는 점차 넓어질 것이라고 본다.


우리밀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홍보 방안을 마련하는 일에도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우리 밀 홍보를 위한 통합 브랜드 론칭이나 수입밀로 대체 불가한 우리밀만의 독특한 제품 개발과 우리 밀 안정성에 대한 보증제도 마련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 밀 제품의 창업 컨설팅 기구를 활용해 로컬 푸드 등과 연계한 창업 지원을 확대하는 일도 중요하다. 우리 밀 생산 농가 및 원료곡의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운영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밀의 진가를 알리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눈 밝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제빵 업체가 건강한 원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현명한 운동도 필요하다.

우리 밀은 추위에 잘 견디고 겨울철에 재배하면 병해충 발생이 적어 농약 사용률이 낮기 때문에 통밀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통밀은 밀가루보다 비타민과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크며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운동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우리밀은 우리 땅에서 재배돼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입밀에 비해 길지 않아 신선한 것은 물론이고 안정성에서 더 신뢰감을 준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0월 중순, 서울로7017보행로에서 일반 시민들이 직접 우리 밀을 파종하고 우리밀로 만든 빵과 음료를 맛보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삭막한 겨울철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취지가 무색하지 않게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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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은 그간 전남 광주 등 일반 토양에서만 재배됐을 뿐 도심에서 재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겨울 동안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땅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존재감을 잃지 않는 우리 밀이 사람의 건강과 도심의 경관을 동시에 살리며 제 몫을 다 해내길 바란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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