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빨간원 프로젝트' 기적을 만들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빨간원' 스티커
신선한 아이디어…SNS 타고 시민 호응
지역서 시작된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
이제는 전국으로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일명 ‘몰카(몰래카메라)’로 불리는 불법촬영 범죄를 막고자 시작된 지역경찰의 작은 움직임에 10만 시민이 동참하며 기적을 만들고 있다. 열띤 호응 속에 이 캠페인은 이제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펼치고 있는 ‘빨간원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급증하는 불법촬영(카메라 등 이용 촬영범죄) 대응에 골몰하던 경기남부청은 몰카 근절을 위한 ‘시민 참여’가 핵심이라 보고 캠페인 마련에 나섰다. 그간 지역 행사장 등을 찾는 천편일률적 방식에서 벗어나 신선하면서 동참하기 쉬운 방안을 찾던 경찰은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라우드와 머리를 맞대고 ‘빨간원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내용은 무척 간단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둘레에 빨간원 스티커를 부착하자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실천을 통해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도 담았다. 그렇게 시작된 캠페인 초창기 100여명에게 빨간원 스티커가 배부됐다. 시범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참가한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불법촬영에 경각심을 갖고 범죄가 발생하면 해결하고자 노력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성공에 확신이 든 경찰은 9월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나는 보지 않겠습니다’ ‘나는 감시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 내 기관·단체를 비롯해 학생, 주민 등의 동참이 이어졌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명 운동선수, 연예인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파급력은 더욱 커졌다. 이윽고 캠페인 진행 석 달 만인 11월 빨간원 프로젝트 동참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며 또 다른 기적을 만들었다.
빨간원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성가족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2017 성폭력추방주간’을 통해 총 6만장의 빨간원 스티커를 제작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기로 했다. 지역경찰에서 시작된 캠페인이 전국으로 뻗어 나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로 경기남부청은 최근 한국PR협회에서 주관한 ‘2017 한국PR대상’에서 정부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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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원 프로젝트의 성공은 불법촬영 범죄의 심각성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데 의의가 크다. SNS를 통해 파급력을 키웠다는 점도 캠페인 홍보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김경운 경기남부청 홍보기획계장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범죄의 심각성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동참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불법촬영 근절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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