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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에 빛을 밝힌 ‘주시경’…한글로 독립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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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에 빛을 밝힌 ‘주시경’…한글로 독립을 외치다 주시경 선생이 편찬한 '말의 소리' (충처=독립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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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141년전 1876년 11월7일, '한글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시경 선생이 태어났다. 주시경 선생은 훈민정음에 ‘한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그는 37년의 짧은 생 동안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국어 문법’, ‘국어사전’ 등을 펴내며 한글대중화와 근대화를 개척한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다.

주시경이 태어난 당시 조선은 개항한 직후였다.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면이 혼란스러웠고 그 사이 외세 침략으로 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어려서 한문과 한문학을 배웠지만 ‘우리말’을 배우고 싶었던 그는 서당을 나와 배재학당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문명 강대국은 자기 나라의 문자를 사용한다’는 말을 접하면서 민족 자주권 수호를 위해 우리글과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기막힌 타이밍에 운명적으로 독립협회를 세운 서재필을 만난다. 배재학당의 만국지지학 강사로 출강하던 서재필은 새로 창간할 ‘독립신문’을 일반 민중과 부녀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국문으로 발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재필은 주시경을 독립신문의 회계사 겸 교보원(교정보는 사람)으로 발탁했다. 신문의 국문 표기법 통일을 위해 ‘국문동식회’를 조직하면서 주시경은 국문 연구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수구파 정부의 무력 탄압으로 독립협회가 강제해산 됐고 서재필이 추방당하면서 독립신문사가 와해됐다. 주시경은 굴하지 않고 우리글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당시만 해도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은 천대 받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겨 훈민정음을 우리말 ‘한글’이라 이름 붙이며 국어사전 편찬을 주장했다.


외세의 압박은 더해져 갔지만 주시경은 학생들을 위한 우리말 교재 ‘대한국어문법’과 국어 문법 연구서인 ‘국어문전음학’ 등을 발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국문연구 기관을 설치해 그곳에서 국문의 글자체와 발음, 철자법 등 우리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간다.


1910년 경술국치(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로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이후에도 한글 연구에 힘을 쏟았다. 그는 민중을 교육하는 일이 애국 계몽 운동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 숙명여자고등학교 등 학교와 강습소에서 한글뿐 아니라 우리나라 지리와 역사 등 자주 독립정신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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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주시경은 훗날 일제의 고문 속에서 한글을 지켜낸 독립운동가 최현배와 장지영 등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또 이들은 주시경의 뜻을 이어받아 ‘조선어학회’를 만들고 해방 이후 ‘한글학회’로 계승되면서 오늘날 한글 연구와 보급의 단초를 마련했다.


하지만 주시경은 한글 연구에만 몰두한 탓에 건강이 악화됐고 중국 망명을 준비하던 1914년 7월, 서울 수창동 자택에서 급사했다. 훗날 정부는 주시경의 공훈을 인정하고 1980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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