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관광공사가 고용승계 약속 어겼다"…하버파크호텔 직원 절반 '해고'

호텔 위탁운영사 바뀌면서 직원 33명 해고, 공기업이 고용불안 야기…해고 직원들 "관광공사가 희망고문"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하버파크호텔 전경

인천관광공사가 민간에 위탁 운영해온 인천 하버파크호텔의 새 운영대행사를 선정하면서 고용승계 약속을 지키지 않아 호텔 직원들이 절반가량 해고됐다.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이 나서 고용 불안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2일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10월 말 신세계개발과 하버파크호텔 위탁운영 계약을 종료하고 이달부터 BGH코리아에 호텔 운영을 맡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BGH코리아는 청소용역원 30명을 제외한 기존 호텔 직원 58명 중 33명을 10월31일자로 해고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BGH코리아 측이 기존 호텔 직원들과 개별 면접을 한 결과 이들 33명이 이직 등을 이유로 자진해서 호텔을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고된 일부 직원들은 퇴사하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BGH코리아 측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더욱이 관광공사가 여러차례 고용승계를 약속하고도 나몰라라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해고된 한 직원은 "총지배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지난 9월 BGH코리아와 면접에서 호텔에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한달여 지나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그동안 관광공사가 고용승계가 될 거라는 희망을 심어줬기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전임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기존 호텔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전제로 신규 위탁운영사를 선정하겠다고 시의회에서 밝힌 적이 있고, 관광공사 직원들도 우리들에게 고용유지를 약속했었다"며 "그동안 관광공사가 희망고문만 한 셈"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인천관광공사 측은 "호텔 운영대행사로 BGH코리아를 선정하면서 기존 호텔 직원의 고용을 승계할 것을 요구했고, BGH코리아도 이를 수용키로 했다"며 "다만 호텔 누적 적자가 큰데다 리모델링 공사 기간에 호텔 문을 닫아야하기 때문에 인원 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지상 1~3층 사이 에스컬레이터를 새로 설치하는 등의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로 하고 내년 1월부터 3개월간 호텔 운영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관광공사가 사전에 인원감축을 예상하고도 호텔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자리를 한개라도 더 만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공기업이 나서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