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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촛불집회 1주년과 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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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은 처참했다.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고 노예로 끌려갔다. 국토는 피폐화됐고 문화재들은 불타거나 도둑질 당했다. 징조는 이미 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명나라로 가는 길을 빌려 달라며 수시로 협박해왔다. 그럼에도 적정을 파악하러 간 통신사들은 당파 싸움에 눈이 멀어 칼을 갈고 있던 일본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은 더욱 한심했다. 교훈을 얻지 못한 채 청나라의 침입을 받아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다. 두 전란의 후유증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조선은 영ㆍ정조때 잠시 원기를 회복하는가 했지만 결국 근대화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외세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400여년이 흐른 요즘의 우리 사회는 어찌보면 임진왜란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위기는 눈 앞에 다가와 있다.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안팎에서 '세계 최고의 스트롱맨'들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태평양 수소폭탄 실험을 운운하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절멸'시키겠다고 위협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도 거세다. 자칫 사소한 실수나 오판에 의해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번의 위기는 이전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각하다.

경제는 또 어떠한가. 한국 기업들의 전매특허인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쫓기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다가 오고 있지만 기초 기술ㆍ창의적 인재 부족 등으로 손만 빨고 있다. 그야 말로 민족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해묵은 보수ㆍ진보의 갈등이 여전하다. 심지어 입법ㆍ사법부의 판단이 모두 일치해가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ㆍ뇌물 혐의 재판을 둘러싸고도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지난 주말엔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촛불집회와 촛불파티, 태극기집회 등 세개의 집회가 따로 열렸을 정도로 갈등이 여전하다.


기업들도 기술 개발이나 창의적 인재 등용ㆍ경영보다는 '갑질'이나 '불법'으로 인한 이윤 창출에 더 익숙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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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직전 고봉 기대승과 퇴계 이황의 수준 높은 학술 논쟁이 있었다. 당대의 대학자 이황은 아들 뻘인 기대승의 도전적 문제 제기를 "건방지다"고 일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기대승도 이황의 높은 식견과 탁월한 이론을 존경해 마지않았다. 두 선생의 아름다운 논쟁은 조선의 성리학이 원조인 중국을 뛰어 넘는 계기가 됐다.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율곡 이이와 이순신을 등용하고 징비록을 편찬한 서애 유성룡과 같은 현인들도 있었다. 당시는 비록 왕조 사회의 한계 등으로 이들은 임진왜란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 민주 사회 속에서는 다를 것이다. 정치적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면서 사회의 갈 길을 모색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과감히 배치한다면 제2의 임진왜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짙은 어둠 뒤에 새벽이 오듯이 통일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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