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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은 왜 수능에서 아랍어를 찍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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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2외국어 응시자 가운데 71.4%가 선택…역대 최고


고3 수험생은 왜 수능에서 아랍어를 찍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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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다음달 16일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10명 중 7명이 제2외국어 응시 과목으로 아랍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고등학교 가운데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단 6곳에 불과한데도 이같은 '묻지마식' 아랍어 지원 열풍은 당분간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보면, 2018학년도 수능에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응시하겠다고 원서를 제출한 9만2831명 가운데 71.4%인 6만6304명이 '아랍어Ⅰ'을 선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아랍어를 선택한 비율이 69.0%였던 것과 비교하면 또다시 2.4%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2005학년도 선택형 수능이 도입된 첫해의 아랍어 응시 비율 0.4%와 비교하면 비율상으로 무려 178배 이상 늘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2005학년도 수능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일본어Ⅰ에 응시한 수험생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고, 아랍어Ⅰ은 0.4%에 불과했다. 이후 2008학년도 수능까지 일본어 선택 비율이 1위이었다가 2009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 응시자 비율이 29.4%로 일본어를 역전하며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아랍어 응시자 비율은 2013학년도 수능까지도 계속 1위를 지속하다 2014학년도 수능 때 베트남어가 신설되면서 잠시 주춤했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 베트남어 응시생 비율이 38.0%, 2015학년도에는 42.4%를 기록하며 1위를 이어가는 동안 아랍어는 잠시 2위 자리로 비켜섰다.


하지만 이듬해 2016학년도 수능에선 다시 응시생 중 절반 이상인 51.6%가 아랍어를 선택했고, 2017학년도 수능에서 69.0%, 2018학년도 수능에서는 역대 최고인 71.4%를 기록하게 됐다.


고3 수험생은 왜 수능에서 아랍어를 찍고 있나?


이처럼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에 아랍어 지원자가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이유는 결국 중국어나 일본어 등 다른 외국어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갖춘 학생이 적어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는 데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과거 기출문제 등을 살펴봐도 아랍어Ⅰ 과목은 매우 기본적인 단어를 고르는 문제나 제시된 그림만 보고도 답을 맞출 수 있는 사례 등이 종종 있었다는 게 수험생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상대평가의 특성상 응시인원이 많을수록 1등급을 받는 학생 수는 많아진다.


실제 2017학년도 수능에서도 최상위권 만점자 표준점수에서 아랍어Ⅰ 최고점은 100점으로 독일어Ⅰ 최고점 66점, 프랑스어Ⅰ및 중국어Ⅰ 67점, 스페인어Ⅰ 및 한문Ⅰ 68점, 일본어Ⅰ 70점, 러시아어Ⅰ 72점, 베트남어Ⅰ 79점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른바 '찍기'로 응시하더라도 아랍어는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수험생들이 아랍어로 쏠리는 이유다. 지난해의 경우 아랍어Ⅰ에서 원점수 10점(50점 만점)만 받아도 중간 성적인 5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다른 과목의 경우 원점수 10점을 받을 경우 한문은 거의 꼴찌 수준인 8등급, 독일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각 7등급, 베트남어 6등급 등으로 아랍어와 비교할 때 최대 3등급의 차이가 났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원점수도 상당히 낮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 1등급 컷은 31점, 2등급 컷 18점, 3등급 컷은 15점 등이었다. 독일어의 3등급 구분 원점수는 42점, 중국어 40점,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 39점, 일본어 및 한문 38점, 러시아어 30점, 베트남어 22점으로 아랍어와 최대 27점이나 차이가 났다.


이 때문에 외국어고에 재학중인 수험생들조차 수능에서 자신의 전공 언어를 선택하지 않고 아랍어를 지원하는 경우가 5명 중 1명꼴에 이르고 있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외고 학생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에 응시한 외고생 5438명 중 21.6%(1175명)가 아랍어를 선택했을 정도다.


반면 현재 국내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울산외고, 수원 권선고 등 6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매년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10월 시도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조차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 시험에서 아랍어와 베트남어는 출제 교사진이 없어서 아예 실시하지 않고 독일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한문 등 7과목만 치르고 있다.


고교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제2외국어 시험이 수능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특정 외국어 쏠림 현상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3월 꾸려진 수능개선위원회도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정부가 수능 전면 절대평가를 포함한 개편안 발표를 1년 뒤로 유예하면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역시 아직 상대평가로 남은 상황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 중 상당수가 여전히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아랍어 시험을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능 절대평가 도입과 같은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한 아랍어 묻지마 지원 열풍은 2021학년도 수능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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