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이 폭스바겐그룹의 '역대급'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를 위한 수십억달러의 배터리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CATL 유럽 지역 대표는 최근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토쇼에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젠트그라프 대표는 "현재 3~5개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가 폭스바겐의 MEB 프로그램에 쓰일 제품 수주전에 뛰어들었다"면서 "폭스바겐은 내년 초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EB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현재 개발 단계인 MEB는 다양한 크기의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립형 차체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업체 외에도 중국의 BATL과 비야디(BYD) 등 내로라하는 배터리 제조사가 눈독을 들이는 대형 프로젝트다.
차이신은 폭스바겐이 오는 2026년까지 240억달러를 투자해 3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MEB 프로젝트는 배터리 분야에서만 600억달러(약 68조80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간 폭스바겐은 80종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연간 150G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는 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조달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CATL과 BYD의 양강 구도로 굳혀진 상태다. 지난해에는 BYD가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연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7.35Gwh)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CATL이 6.72Gwh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CATL이 최초로 BYD의 출하량을 앞서 중국시장 1위로 올라섰다. CATL은 오는 2020년까지 배터리 생산 규모를 5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ATL은 다른 독일 업체인 BMW그룹, 다임러그룹과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CATL을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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