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콜롬비아산 원두는 기본
열풍식 로스팅, 고압스팀 등 최고급 커피머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3만2000㎞. 점포수 기준 편의점 업계 1위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서 세계적인 커피 산지 콜롬비아까지 원정 거리다. 비행기로만 76시간이 걸렸다. CU가 판매되는 1200원짜리 커피는 해외 소싱을 통해 원가를 대폭 낮췄지만, 커피전문점에 뒤지지 않는 최상급 품질의 원두를 썼다.
편의점 업계가 커피에 정성을 쏟고있다. 1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들은 물론, 고급스런 맛과 향으로 무장하고 6조원이 넘는 국내 커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에서 판매되는 커피 '카페 겟(GET)'은 원두의 품질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직접 손으로 채취하는 핸드피킹과 수가공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겟은 부드러운 향을 지닌 콜롬비아산 원두와 산미를 지닌 탄자니아산 원두를 7대3의 비율로 열풍식 로스팅(100% 뜨거운 바람으로만 로스팅하는 방식)했다. 다크 초콜릿의 깊은 첫맛과 부드럽고 깔끔한 뒷맛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겟커피는 2015년 1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전국 5000여개 CU매장에서 하루평균 6만잔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에 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비슷한 시기 원두커피 '카페(Cafe)25'를 선보였다. 가장 저렴한 뜨거운 아메리카노 가격은 1000원. 지난달 말 기준 62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며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만 6120만잔에 달한다. 카페25의 원두는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등의 스페셜티급 원두를 블렌딩해 고급스러운 맛을 강조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커피머신 제조사인 스위스 유라에서 만든 커피 머신을 사용,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도록 물양과 추출 시간이 자동 조절되면서 커피의 떫고 쓴맛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GS25는 기존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이어 지난 4월 아이스카페라떼와 아이스코코넛라떼, 아포카토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원두커피다. 2015년 1월 출시돼 지난해 연간 2700만잔에 판매되며 세븐일레븐 전체 판매 1위 상품을 기록했다. 아메리카노 국내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춘 커피 전문업체에서 블렌딩한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했고,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전자동 '드립 방식' 추출 커피다. 추출시간은 40초에 불과하며 고압 스팀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니라 종이 필터를 이용해 한 잔씩 내려져 오일성분이나 미세 입자들이 필터에 걸러지면서 더 깔끔한 맛을 느낄수 있다.
가장 늦게 커피시장에 뛰어든 이마트24(옛 위드미)는 올해 4월부터 커피브랜드 '이프레소'를 운영중이다. 브라질 세라도 원두를 사용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고급스러운 커피맛을 제공하고 있다. 레귤러 사이즈 커피 한잔에 500원. 라지 사이즈의 경우 1000원에 판매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달부터는 라지 사이즈 커피만 판매 중이다. 또 라떼아트 기계를 활용해 고객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원하는 글귀를 전용앱으로 전송하면 해당 이미지가 라떼 표면에 나타나는 '라떼아트 서비스'를 통해 재미도 선보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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