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이상연 전 부장과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양지회 회원들이 국정원의 지시나 요구로 인터넷 댓글활동을 벌였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회 회장 출신인 이 전 부장은 안기부 1차장, 서울시 부시장, 대구시장, 국가보훈처장, 내무부 장관, 안기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고문이다.
송 교수는 현 양지회 회장이다. 국정원 북한조사실 단장, 국정원 자문위원 등을 지냈고 사단법인 북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양지회 일부 회원이 그간 작성한 댓글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최근 양지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국정원의 수사의뢰를 단초로 공안2부와 공공형사수사부 중심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건을 배당하고 관련인과 관련 단체를 대거 압수수색ㆍ줄소환하며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 TF는 2009년 5월~2012년 12월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 중심으로 30개의 외곽팀을 꾸려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구속)이 재임한 시기다.
TF는 양지회를 비롯해 '이명박과 아줌마부대'가 전신인 늘푸른희망연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자유주의진보연합, 한국자유연합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보수성향 단체의 핵심 회원들이 사이버 외곽팀의 주축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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