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제1회 이천포럼 폐막
국내외 석학 50여명 초빙해 '딥 체인지' 공부
최태원 회장 "딥 체인지 위해선 완전히 변해야"
"이천포럼 진화·발전시킬 것…하위포럼도 열기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바꾸는 시늉만 해서는 안 되고 완전히 변해야 합니다. SK가 존경받는 기업,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셈이지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유가치를 내세운 '딥 체인지 2.0' 가속화 의지를 밝혔다. 25일 폐막된 이천포럼에서 성과와 의미를 설명하면서다. 그는 "더 나은 기업이 되려면 구조적ㆍ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천포럼을 SK 딥 체인지의 동력원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SK '이천포럼'이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딥 체인지의 이해'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50여명이 연사ㆍ토론자로 참여했다. SK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업이 심포지움 형태의 자체 포럼을 연 것은 SK가 처음이다. 최 회장은 "아직 딥 체인지에 대한 내부 이해도와 변화 수준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 지 알아보기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예정에 없는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하면서 '딥 체인지'를 처음 꺼내들었다. 그는 "변하지 않으면 급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이는 올해 들어 '사회와 함께'라는 '딥 체인지 2.0'으로 발전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개방ㆍ공유형 경제체제에서는 SK 자체적인 성장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최 회장은 올 6월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사회와 함께하고, 사회를 위해 성장하는 새로운 성장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천포럼은 '딥 체인지 2.0'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자리였다. SK그룹 최고경영자(CEO)ㆍ임원들은 국내외 석학 50여명과 함께 나흘간 딥 체인지 '2.0'이 필요한 이유와 방법을 공부했다. 최 회장 역시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세션에 패널로 참여해 기업이 사회와 공생하며 혁신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SK그룹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과학기술과 사회, 글로벌 이슈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고 평가했다. 장용석 연세대 교수는 "치열한 논의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가 필요하고 사회혁신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앞으로 이천포럼을 '딥 체인지'의 동력원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최 회장은 "1년에 한 번 모여 포럼을 개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천포럼에서 다룬 분야별로 하위포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연중 수시로 공부하고 토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최 회장은 아울러 각 관계사들도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실제 경영에 접목,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과제를 하나씩 만들어 실행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SK그룹은 회사 구성원 뿐 아니라 외부에도 개방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포럼의 외연을 넓혀갈 계획이다. 산업계 시각에서 바라본 애로와 도전과제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천포럼 운영기획단을 발족시켜 차기 포럼 의제 등을 미리 발굴하는 한편 참여 대상을 외부 협력업체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SK는 물론 우리 사회의 변화와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포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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