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첫 공청회
일부 시민단체 "학종 부담 가중될 것" 우려
전교조 "5등급 절대평가 전과목에 적용해야" 주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절대평가 영역을 늘리는 내용의 수능 개편 정부 시안을 두고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 모임'은 1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했다.
이 단체는 "수능이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돼 변별력이 없어지면 대입 제도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확대되고 '흙수저' 학생들과 재수생·검정고시생은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과목 절대평가 시안 역시 학생·학부모의 반발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정부의 '1안'대로라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고, 국어·수학 등 상대평가로 남은 영역에 대한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은 논평을 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며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신설한) 교육부 시안은 학생·학부모에게 사교육비 들여가며 새로운 과목을 공부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안으로 제시된 전 과목 절대평가 역시 노무현 정부 말기의 등급제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며 불필요한 혼란을 유발하기보다 현행 수능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부분 절대평가 시안이 확정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제1호 교육 공약이 폐기되는 셈"이라며 전 과목 절대평가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문·이과 융합교육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 경감을 위해 국어·영어·수학은 (문·이과) 공통범위에서 출제해야 한다"며 "교재를 암기하는 학습방법을 고착화하는 수능-EBS 교재 연계도 폐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5등급 절대평가를 도입해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이른 시일 안에 수능을 자격고사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교조는 "1안은 '수능 영향력 약화'라는 개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상대평가 과목으로 쏠림현상을 일으킬 개악 안"이라며 "2안도 (현형 수능처럼) 9등급제이기 때문에 절대평가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없고 변별력 시비만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10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수도권·강원권 공청회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관계자의 의견을 듣는다.
다양한 교육 시민단체와 교원단체가 각기 다른 이유로 정부 시안 두 가지를 모두 반대하는 데다 일반 학생과 학부모 등 일반인들도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어 16일 호남권 공청회(전남대), 18일 영남권 공청회(부경대), 21일 충청권 공청회(충남대)를 거쳐 이달 31일 수능 개편안을 확정·발표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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