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을 상대로 ‘예방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미국의 공식 안보라인인 그가 직접 전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방전쟁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무력 옵션으로 거론돼온 ‘선제타격’과는 다른 개념이다. 선제타격이 북한의 움직임을 포착했을 때 먼저 공격하는 것이라면, 예방전쟁은 적대 행위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적극적인 공격개념이다.
예방전쟁은 전쟁 발발이 임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국의 군사력이 강해졌을 때 전면전을 막기 위해 선제공격을 가하여 일으키는 전쟁을 의미한다. 때문에 예방전쟁은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돼왔다. 전쟁 임박을 판단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방전쟁은 1981년 6월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전을 공격한 일명 ‘바빌론 작전’이다. 이라크는 70년대 중반부터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바그다드 남동쪽 18km 지점에 오시라크라는 원자로를 건설 중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프랑스의 오시라크 건설을 막으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최후의 카드로 바빌론 작전을 꺼냈다. 이라크가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핵무기를 만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1981년 6월7일 오후 2시55분쯤(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에치온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폭격기 8대와 F-15 요격기 2대가 이라크를 향해 발진했다. F-16은 1대당 1000kg짜리 대형폭탄 MK84를 2개씩 장착했고 F-15가 좌우/후미에서 각각 2대씩 호위를 담당했다.
전폭기들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을 가로질러 이라크 핵시설까지 날아갔다. 이라크 영공에서는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30m의 초저공 비행을 하다가 오시라크 원자로 동쪽 20km 부근에서 2000m까지 급상승 후 원자로를 향해 급강하 폭격을 실시했다.
전폭기들은 1000kg짜리 폭탄 총 16개를 투하했다. 폭탄은 5초 간격으로 터지도록 시한장치가 돼 있었다. 첫 폭탄 2개는 원자로의 외벽을 폭격했고 이후 5초마다 다음 전투기가 외벽이 파괴된 원자로에 폭탄을 투하했다. 마지막 2개의 폭탄은 지하의 원자로까지 침투했다.
폭탄 16개 중 불발탄 2개를 제외한 14발이 원자로에 적중했고 이라크 최초의 원전 시설이 파괴됐다. 이로 인해 이라크 군인 10명과 프랑스 원전 기술자 1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는 모두 무사 귀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해 6월19일 이 공습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해 말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결의안 제487호를 채택했다.
이후 오시라크는 재건 도중 걸프전 때 다시 수차례 폭격당했다. 이스라엘의 오시라크 공습으로 이라크가 핵억지력을 상실했고 이후 걸프전에서 당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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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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