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주사 부산일보서 10만주 매입 48.94%…지배력 강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에어부산이 자사주 매집 행보를 이어가면서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
8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달 13일 자사 보통주 10만주(지분율 1%)를 사들였다. 매입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총 거래대금은 25억원이다. 이번 매집으로 에어부산의 자사주가 총 59만9000주(지분율 5.99%)로 증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은 48.4%에서 48.94%으로 확대됐다. 반면 부산시와 부산 지역 향토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51.06%로 낮아졌다. 에어부산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늘리면서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이 강화된 것이다.
이번 자사주 확대는 부산지역 향토 기업이자 기존 주주사인 부산일보에서 매각한 주식 10만주 전량을 매집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에어부산의 자사주 매집 행보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9월13일 기존 주주사인 메리츠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39만9000주(3.99%)를 약 120억원(주당 3만원)에 사들이며 자사주를 1차로 매집했고, 이후 올 2월 엔케이에서 보유하고 있던 10만주를 25억원(주당 2만5000원)에 추가 매집하면서 경영권을 확대해왔다.
자사주 매집에 의한 지배력 강화는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에어부산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유상증자나 대출 차환 등으로 자금 마련이 용이해져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2월 금호홀딩스 100% 자회사인 제이앤케이제삼차에 200억원을 대여하는 등 유동성을 지원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자사주 매집 행보를 이어가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경우 경영권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다만 IPO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이 확대되고 부산 지역민이 주인인 항공사의 색채가 옅여지는 것을 부산시와 지역기업들이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시와 지역기업들이 출자해 2007년 8월 설립했고, 이듬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대주주로 참여시키면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편입됐다. 주요 주주로는 부산광역시(의결권 기준 5.36%)를 비롯해 넥센(4.25%), 서원홀딩스(4.25%), 부산롯데호텔(4.25%), 비스코(4.25%), 동일홀딩스(4.25%), 세운철강(4.25%), 삼한종합건설(4.25%), 태웅(4.25%), 부산은행(3.20%) 등이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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