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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병'주고 김상조는 '약'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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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친서민 행보가 거침없다. 지난달 가맹분야 불공정 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유통분야 대책을 내놓는다.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것과 달리, 재벌 개혁보다는 서민들 마음 달래주기를 우선하고 있는 모양새다.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김 위원장이 서민달래기 역할을 맡은 셈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공정위 관계자는 1일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필수물품의 유통 마진이 가맹금에 어느 정도 포함되는지 명확히 기재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유통 마진은 가맹금과는 별개라고 인식되고 있으나, 공정위는 유통 마진이 사실상의 가맹금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만약 가맹금이 100만원이라면, 이 중 필수물품 유통 마진이 몇 %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정보공개서에 기재토록 하는 것"이라며 "필수물품의 원가와 판매가 등 영업비밀 등을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유통 마진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공정위는 어떤 식으로든 강행하려는 모양새다.


시행령 개정과 별도로 50개 주요 프랜차이즈의 원가와 마진에 대한 서면조사도 실시 중이다. 그동안 공정위가 상대적으로 프랜차이즈의 갑질 문제에 소홀했던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은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서민 행보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최저임금 인상을 측면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입은 소상공인들을 김 위원장이 '프랜차이즈 본부 때리기'로 달래주는 식이다. 김 위원장이 내놓은 대책 중에는 최저임금 인상시 가맹금 조정,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 공동분담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재정으로 직접 인상분을 일부 지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폭넓은 행보에도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지난달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도 불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소송전을 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위가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려 하고 있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아직 피부에 와닿는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게 이유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공정위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공정위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일부 프랜차이즈에 불과하고 법제화까지 과정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병 주고 약 주는' 문 정부의 자영업자 대응 구상이 아직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달 중 유통분야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의 납품수수료를 공개해 협상력을 높이고, 골목상권을 죽이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또 대리점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갑질 방지 대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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