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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내 인생의 삽화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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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기자에서 연극인으로 영역 넓히는 강일구 일러스트레이터
연극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대본 쓰고 연기·연출까지…
다음 도전은 영화·팬터마임

“연극은 내 인생의 삽화같은 것” 강일구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강일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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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죽기 전까진 내가 원하는 정답을 얻지 못해도 힌트 정도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강일구 씨(49)가 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들고 출연한다. 1991년과 1993년 이탈리아 토렌티노 비엔날레, 1998년 요코하마 국제스포츠유머일러스트, 1999년 폴란드 샤트르콘 유머아트 등 일러스트 장르의 굵직한 타이틀을 휩쓸고 프랑스 국제작가 살롱(1996~1998년), 루마니아 국제교류전 (2000년)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누리는 그다. 터키국립대학교박물관, 폴란드레닝자미술박물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강일구 씨는 왜 갑자기 연극에 뛰어들었을까. 그의 이력을 알아야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신문기자 등 다채로운 삶을 살아왔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브라운 운동'을 한다. 명멸하는 아이디어를 붙들어 두기 위해 메모를 많이 한다. 기자와 악수를 하는 그의 손바닥은 문신을 한 듯 글씨와 그림이 빽빽하다.

"식물에 비유하자면 그림은 내 뿌리다. 잎사귀는 연극, 영화, 사진, 의상 등에 해당된다. 대학에 다닐 때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지만, 잡기(雜技)에 관심이 많아 전공 외 다른 수업을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쌓인 것들, 그러나 삶 속에서 억제해야 했던 것들이 최근에 터지기 시작했다."


“연극은 내 인생의 삽화같은 것” 강일구 일러스트레이터 작품과 벽화 모음[사진=강일구 제공]



강 씨는 2004년 서른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누구와도 달랐다. 선 중심의 드로잉에 필요한 부분에만 색을 넣어 가볍지만 이미지와 의미가 폭넓게 요동쳤다. 그는 "1980~90년대에 나와 같은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없었다. 당시 신문사의 보편적 정서와 맞지 않았을 텐데 파격적으로 수용해 주더라"라고 했다. 그는 3년 전 신문사를 나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고, 서울 곳곳 마을을 찾아가 벽화를 그렸다.


그는 신문사에서 11년이나 일했지만 글에 대한 목마름이 늘 있었다. "일러스트는 대부분 신문사의 요구가 반영된다. 하지만 한 장면 안에 담는 예술이라 결국 스토리에 대한 고민과 창작요소가 많이 들어간다. 시·서·화가 하나이듯 일러스트는 스토리가 하나로 응집된 것과 다름없으니 글과 통한다."


강일구 씨가 만들고 출연하는 연극의 제목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다. 그는 대본을 쓰고 출연할 뿐 아니라 연출까지 한다. 오는 9월 20일 서울 종로구 성륜소극장스튜디오에서 공연한다. 동네 한의원을 배경으로 60대 한의사 원장(강일구)과 간호사 두 명, 환자 여섯 명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뼈대가 있지만, 즉흥 실험연기를 곳곳에 배치했다. 연극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맞춰 오후 8시부터 9시40분까지 진행된다.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그는 살도 빼고 수염도 길렀다.


강일구 씨는 그의 연극을 두고 "밤이슬처럼 잠깐 피었다 사라질 것" 또는 "나와 소중한 지인들 그리고 관람객이 함께 즐길 작은 파티"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그림을 계속 그리면서 1인극 팬터마임이나 영화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갤러리보다 동네 벽을 좋아하는 그이기에 우연과 모험, 도전은 낯설지 않다.


“연극은 내 인생의 삽화같은 것” 누구라도 그러하듯이_팜플렛 표지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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