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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 '스폰범죄'에 던진 법원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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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 '스폰범죄'에 던진 법원의 경고 진경준 전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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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심 뒤집고 진경준 전 검사장 항소심서 뇌물죄 인정
판ㆍ검사들 적발돼도 대부분 뇌물로 인정되지 않아 '제 식구 감싸기'
좁은 직무관련성 해석이 문제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빌려준 돈이지만 돌려받는 걸 포기했다"(김정주 NXC 대표). "친구가 호의로 건넨 돈을 받았다"(진경준 전 검사장).


진경준 전 검사장의 뇌물수수죄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과 김정주 NXC 대표가 30년 지기 친구사이고, 김 대표가 연루된 형사 사건과 실제 청탁 정황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형량을 징역 7년으로 높였다.


2심 재판부는 "진씨가 김 대표로부터 금전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으면 개별적인 직무와 대가관계까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며 "개별적인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아도 검사의 일반적 직무와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뇌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심 판결은 뇌물수수죄에 대한 검사의 직무 관련성 범위를 좁게 해석에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사업가인 김 대표가 장래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보험' 성격으로 뇌물을 주고 받은 사안이라며 반박했다. 2심은 이러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세간에서는 2심 재판부의 이러한 판단을 '판ㆍ검사 스폰범죄에 던진 법원의 경고'로도 해석한다. 관행으로 포장된 판사와 검사들에 대한 '스폰 문화(?)'는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스폰 범죄가 수면 위로 드러나더라도 대부분은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결론으로 국민들을 힘빠지게 하고 있는 게 여전한 현실이다. 결국 칼 자루를 쥔 자들의 '제식구 감싸기'인 셈이어서 국민들이 사법부ㆍ검찰개혁을 바라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번 2심 판결은 이러한 관행에 던진 경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진 전 검사장에게 준 각종 특혜를 당장은 아니라도 나중에 사건을 청탁하려는 '보험 성격의 뇌물'로 인정한 결과"라며 "친구라도 사회 상규에 벗어난 과도한 금품은 뇌물로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아직 전반적인 기류는 국민들의 '법 감정'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는 이달 초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판사는 1심에서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 뇌물로 받은 수입 차량 몰수, 추징금 1억31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검사 '스폰범죄'에 던진 법원의 경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는 달리 김 전 판사의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정 전 대표로부터 받은 금품이 판사의 직무와 관련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원심을 깨고 징역 5년과 차량 몰수, 1억2600여만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문모 전 부장판사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징계는 커녕 당사자에게 조용히 이를 알려줬다. 당사자인 문 전 부장판사는 올해 초까지 재직하다 사직하고 아무 탈 없이 변호사 개업을 했다.


검찰도 법원에 비위 사실을 공식 통보하지 않고, 대검찰청을 통해 법원행정처에 이 사실을 전달했다. 문 전 부장판사는 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수차례 골프와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


법무부는 지난주 브로커로부터 스폰을 받은 정모 부장검사를 면직 징계했다. 정 부장검사는 2014년 5~10월 사건브로커로부터 식사와 술, 골프 접대 등 8차례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


정 부장검사는 동료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사건브로커에게 특정 변호사의 선임을 권유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를 징계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가 뇌물을 받았다기보다는 아는 사람에게 스폰을 받아 검사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해석하고 결론 내린 것이다.


최근에는 수도권의 한 검찰 지청장이 서울 용산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시세의 반값에 불과한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지청장은 오래 전부터 알던 시행사 대표로부터 이 같은 특혜를 받았고, 자녀의 유학 자금까지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대표에게서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비상장 주식을 샀다. 이듬해 11월 비상장 주직을 넥슨재팬 주식 8537주로 바꿨고, 이 주식을 지난해 126억원에 팔아 대박을 터뜨렸다. 또 넥슨의 법인 리스차량인 제네시스 승용차를 공짜로 타다가 명의까지 넘겨 받아 부당이득을 취했고, 11차례에 걸쳐 가족 해외여행 경비 5000여만원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진 전 검사장 사건의 2심 재판장인 김문석 부장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처음 추진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전 대법관)의 동생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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