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다롄완다그룹이 추진 중인 조 단위 자산 매각 계획안이 두 개로 쪼개졌다. 당초 경쟁사 수낙(중국명 룽촹)이 완다그룹의 13개 문화·관광 프로젝트와 호텔 76개를 총 632억위안에 함께 사들이기로 했으나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난 것이다. 주인공은 또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 푸리부동산그룹(광저우 R&F 프러퍼티)이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광저우 R&F가 완다그룹의 77개 호텔을 199억1000만위안에 매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테마파크(완다시티)와 쇼핑센터 등으로 구성된 13개 문화·관광 프로젝트 지분 91%는 예정대로 수낙이 438억4000만위안에 살 계획이다. 거래가 둘로 나뉘면서 부채를 제외한 총 매각액은 637억5000만위안으로 올랐다. 부채를 포함한 몸값은 1조91억5000만위안으로 훌쩍 뛴다.
완다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국제 신용 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이번 자산 매각이 경영 기반을 약화할 것이라는 혹평과 함께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직후에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피치 역시 수낙이 인수합병(M&A) 자금 일부를 완다그룹으로부터 차입한다는 소식에 즉각 수낙의 신용 등급을 하향했다.
완다그룹과 수낙 측은 이번 거래에 대체적으로 만족을 표했으나 중국 당국이 완다그룹의 잇단 국내외 M&A 시도에 철퇴를 가하고 있는 데다 수낙이 떠안을 대규모 부채는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쑨훙빈(孫宏斌) 수낙 회장은 "거래 조건이 바뀌면서 회사 유동성이 더 좋아지고 기존 합의안보다는 부채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완다그룹의 테마파크 관련 부채는 454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WSJ는 중국 정부가 기업의 부채 리스크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로) 수낙이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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