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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공영방송' MBC 되찾아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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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공영방송' MBC 되찾아오기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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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MBC란 방송사를 기억하는가. 한때 '드라마왕국'으로 불렸고, 'PD수첩' 황우석 편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고, 손석희 앵커 등 뛰어난 방송인들을 키워낸 그 방송사 말이다. 지난 탄핵정국 때 친박세력의 환호 속에 시청률이 자유한국당 수준으로 떨어졌고, 최근 '무한도전'을 보던 사람들마저 아예 채널을 건너뛴다는 그 방송사 말이다. 한때 '마봉춘'이란 애칭으로 사랑받던 MBC가 이제는 존재감이 없다. 숱한 종편 채널과 인터넷 매체들이 있으니 그까짓 MBC 없어도 상관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연 그래도 될까.


오늘(13일) MBC에서 김민식 PD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가 열린다. 그는 시트콤 '뉴 논스톱'과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주목받았지만 2012년 파업에 앞장선 뒤 프로그램을 빼앗긴 채 잊혔다. 김 PD는 지난달 2일 MBC 사옥 안에서 "김장겸은 퇴진하라"고 외치는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고 사측은 '업무 방해, 직장 질서 문란'을 이유로 그를 인사위에 회부했다. 만약 김 PD가 해고된다면 문재인 대통령 집권기의 '1호 해직언론인'이 된다.

자칭 '딴따라'인 김 PD는 2012년 '김재철 퇴진 요구 파업' 때 노조 부위원장으로 집회를 이끌었다. 보도국에 공정보도를 촉구하러 갈 때는 "같은 기자들끼리 얼굴 붉히면 안 되니 '듣보잡'인 내가 가겠다"며 앞장서서 "왜곡보도 귀신 물러가라"고 외쳤다. MBC 노조원 300여명이 출연한 롱테이크 동영상 'MBC 프리덤'을 연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유치장에서 영장심사를 기다리며 "법정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유치장을 답사할 좋은 기회"라며 웃기도 했다.


파업이 끝난 뒤 그는 '징계 3종 세트'(정직 6개월, 대기발령, 교육발령)를 받았고, TV주조정실로 '유배'됐다. 망가진 MBC가 방송하는 왜곡된 뉴스와 맥빠진 프로그램을 보는 건 가혹한 형벌이었다. 자괴감과 무력감에 시달리던 그는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김장겸 퇴진"을 혼자 외치기 시작했다. MBC 구성원들은 김 PD와 함께 했다. 지난주 실시한 사내 여론조사에서는 95.4%의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사장 퇴진'에 동의했다. 따라서 김 PD를 징계한다면 MBC 대다수 구성원들을 징계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MBC는 해고 10명, 부당징계 71건, 부당전보 187명을 기록했다. 김 PD를 비롯한 숱한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일을 빼앗기고 엉뚱한 곳으로 배치됐다. 뿔뿔이 흩어진 구성원들은 좌절과 분노 속에서 지쳐갔고, 그 결과는 공정방송의 죽음이었다. 법원은 그동안 MBC에서 자행된 해고, 징계, 발령에 대해 모두 부당하다고 판결했고, "공정방송은 방송사 구성원들의 중요한 근로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MBC 경영진은 이러한 법원의 취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똑같은 인사권 남용을 되풀이해 왔다. 지난달 29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특별근로감독은 MBC 경영진의 노동탄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법적 절차였다. MBC 경영진은 특별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기간에 김 PD를 인사위에 회부함으로써 이 법적 절차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MBC는 '공영방송'(Public TV)이다. 과거 정부는 이러한 MBC를 '관영방송'(Government-Owned TV)으로 전락시켰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MBC는 김 사장이 좌지우지하는 '사영방송'(Private-Owned TV)이 됐다. 이제 '공영방송'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자는 아우성이 MBC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MBC가 이대로 파멸하도록 방치하는 것보다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도록 시청자의 목소리를 더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까.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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