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미관계 성숙함 드러나…건설적 대화", 트럼프도 "성공적" 평가
G2정상 자화자찬하는 사이 "북핵 해결 못해 불안감만 커져" 비판론 고개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만나 3개월여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댔으나 북한 핵 문제 해법 등을 두고 이견차만 확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화자찬하는가 하면 중국도 관영 언론의 입을 빌려 중미 관계가 한 단계 진보한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9일 사평을 통해 "이번 '시터후이(시진핑과 트럼프 회담)'에서는 중미 관계의 모종의 성숙함이 드러났다"면서 양국 관계를 강조한 시 주석의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우선 "중미 간 불편한 요소가 있었음에도 마찰을 감내하고 전반적으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고 이는 강대국 관계의 안정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양측의 견해가 확연히 엇갈렸지만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대목에 의미를 부여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최근 두 나라 사이 갈등 요소가 있었지만 이번 회담은 이를 견디고 다룰 수 있는 성숙한 관계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견도 확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과 계속해서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시그널을 명확히 보낸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대북 제재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더 행사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 소장은 "중국이 제대로 실력을 행사해 북한이 중국의 압력 아래 어떤 행동을 개시하는지를 확인하기까지 1~6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군사 옵션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구시보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포괄적 경제 대화를 오는 19일 워싱턴DC에서 열기로 한 것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은 꾸준히 협력해야 하고 양국 사이의 마찰은 반드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미국의 국익이다. 큰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순조로울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좌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G20 정상회의를 둘러싼 회의론이 또다시 불거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개국 정상이 모여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세계 안정은커녕 불안감만 키웠다"고 혹평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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