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동백나무도 묘소에 식수
윤이상의 고향 통영에서 공군1호기로 베를린까지 공수
[베를린=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는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공수된 동백나무 한 그루가 고인의 묘비 바로 앞에 심어졌다. 이 나무는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군1호기에 실려 이날 베를린에 도착했다.
어른 어깨높이의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란 금색 글자가 새겨졌다.
김 여사가 헌화한 원형 모양의 꽃다발 리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래서 고향 통역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원래 식물 통관은 병충해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면서 "그 까다로운 통관을 모두 잘 마치고 잘 심겨졌다. 아마 저랑 윤이상 선생이랑 뭔가 잘 통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통영의 나무가 잘 자랐으면 좋겠다. 꼭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음 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저도 관심이 많았다. 학창 시절 음악 공부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날 참배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했다.
그로숍은 "윤이상 선생님은 저희에게 음악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셨다. 매우 훌륭한 (한국을 알린) 대사이셨다"고 말했다.
박씨는 "윤희상 재단이 2008년 고인의 생가를 매입했지만, 예산 문제로 기념관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제자들이 김 여사께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여사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베를린=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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