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흑자 59억4000만 달러
中 사드 보복 영향…여행수지 적자 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기간 흑자 행진이지만 흑자 폭은 1년 전과 비교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영향으로 여행수지가 22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내면서 서비스 수지는 크게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월(38억9000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지만 작년 5월(104억9000만 달러)에 비해선 43.3% 줄어든 규모다.
상품수지 흑자 폭 감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5월 상품수지는 88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108억6000만 달러) 대비 18.7% 감소했다. 5월 수출은 469억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0.2%, 수입은 380억6000만 달러로 20.1% 늘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액이 늘었고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 설비투자 목적의 기계류 수입도 크게 늘었다. 5월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52.9달러로 지난해 5월(41.5달러)보다 27.4% 상승했다.
특히 서비스수지는 16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전년 동월(10억7000만 달러 적자)대비 적자폭이 57.9%나 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여행수지가 13억6000만 달러 적자를 낸 탓이 컸다. 2015년 7월(14억7000만 달러) 이후 22개월만의 최대 적자폭이다. 5월 국내 입국자 수는 97만8000명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년 7월(63만명)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 수는 25만3000명으로 전년동월(70만6000명) 대비 64.1% 급감했다. 반면 출국자 수는 5월 200만4000명을 기록해 전년동월 대비 21%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6월부터 휴가 성수기인 만큼 중국 입국자수 감소로 인한 여행수지 악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운송수지가 2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고 건설수지 흑자는 지난 4월 5억3000만 달러에서 5월 4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흑자는 2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급료ㆍ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지급 증가로 전년동월 8억6000만 달러 흑자에서 올해 5월에는 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배당수지는 8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5월 기준으로 역대 2위 수준을 보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인 이전소득수지는 5억2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금융계정은 25억8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6억9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0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1억5000만 달러 늘어나 역대 2위를 기록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6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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