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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3% 성장] 하반기 한미FTA 수술대 오르나?...수출 악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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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3% 성장] 하반기 한미FTA 수술대 오르나?...수출 악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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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경제성장률 3%대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 회복이 관건이다. 우리 수출이 8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3년만에 교역 1조달러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밝지만은 않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유가급락 등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직후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이르면 올 하반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수술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FTA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고 역제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이후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적자가 확대됐다며 재협상을 추진하는 데 따른 조치지만, 미국은 이를 재협상 개시를 위한 사전절차화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미FTA 체결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늘었다"고 주장하고, 미국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장벽과 한국을 통한 중국 철강의 덤핑 수출을 '불공정 무역' 사례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16개국과의 무역적자를 분석한 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명분으로 향후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규제, 보호무역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과 관련한 합의가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일방적인 한 국가의 문제제기만으로도 충분히 FTA 재협상, 폐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주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는 어느 한 국가가 협정종료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서면 통보할 경우 이날로부터 180일 내 종료된다고 규정돼 있다. 한미 FTA 협정문 24조와 24.5조를 보면 협정 종료에 대한 협의 가능성이 보장돼 있으나, 우리측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FTA 종료가 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이 재협상을 선언하면 90일간 의회 회람 기간을 거쳐 한국 정부에 서면으로 통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재협상 절차가 시작되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재협상을 성공할 경우에는 협정문을 개정하게 되고, 재협상 실패시에는 최종 결렬일로부터 180일 뒤에 한미FTA가 폐기되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한미FTA가 미국에 손실을 가져다줬느냐에 대해서는 미국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오히려 양허정지 시 미국의 타격이 더 클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불공정무역의 원인으로 꼽은 것과 달리, 미국 무역적자의 절반가량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FTA 발효 후 한국 수입시장 내 미국 상품 점유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이 기간 한국에서 팔린 미국 자동차는 37.1% 증가했다.


산업연구원은 '한미FTA 재협상과 우리의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무역적자를 나타내는 교역국을 대상으로 FTA 재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한미간에는 관세인하가 상당히 진전돼 FTA 재협상을 하더라도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관세는 대부분 철폐됐다. 2016년 양국간 교역의 93.4%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가중평균 관세율은 양국 모두 0.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협정 종료시 미국의 대한국 관세율은 1.6%, 한국의 대미국 관세율은 최소 4%로 한국의 대미관세가 더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 2015년 산업별 수출입 구조를 가정할 때 한미 FTA 종료시 한국의 대미 수출액 13억2000만달러, 수입액은 15억8000만달러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이 문제 삼는 대한국 무역적자는 양국 교역구조의 상보성과 미국의 산업경쟁력 부진에 기인한다"며 "FTA의 역진은 당사국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바, 재협상의 기조를 이행의무 준수 및 추가개방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미FTA 재협상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1월 2.3%의 증가율을 보인 후 8개월 연속 플러스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8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2011년12월 이후 5년4개월만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1월 11.1%, 2월 20.2%, 3월 13.1%, 4월 23.8%, 5월 13.3%, 6월 13.7% 등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 가운데 수출, 통상관련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수장인 장관조차 내정되지 않아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FTA 재협상을 꺼낸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아직 확실치 않다"며 "방미 대표단이 돌아오면 현지 정보와 분석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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