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 발표를 앞두고 성장률 3% 달성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대내외 경제 여건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추경 늦어지면 효과도 반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이 빨리 집행되기만 한다면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해 다시 3%대 경제성장을 열 수 있다는 게 우리 경제팀의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높이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추경의 조속한 통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했다. 그러한 1분기 수출과 내수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1.1%의 성장률을 기록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특히 수출이 2분기에도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기반등론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청년실업 등 고용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고 내수 체감경기도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일자리 추경'인 만큼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경 편성을 통해 소비심리를 살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편성한 11조원 규모 추경이 같은 해 성장률을 0.12~0.13%포인트, 다음해 성장률을 0.18~0.19%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추경 편성을 전제로 올해 3%대로 성장률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추경 편성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추경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때 추경이 풀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회가 추경안을 통과시킬 경우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국회는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은 추경이 국가재정법상 편성 요건에 맞지 않고 공무원 증원과 같은 항목이 미래 재정 부담을 지울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장관 후보자 검증 문제를 이유로 추경 심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2분기 성장률 주춤할 듯= 지난 2분기 성장률은 1분기 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분기에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 호전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지표가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해 2개월째 줄어들었다. 소매판매도 0.9% 줄어 지난 1월(-2.1%)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그나마 수출은 괜찮은 상황이다. 통관기준 6월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3.7% 늘어난 514억 달러로, 월별로는 역대 2번째 규모다. 상반기 전체로도 작년 동기보다 15.8%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발표하는 2분기 성장률은 1%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3분기 이후에는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투자가 조정을 보이고, 수출 등에서 기저효과가 이어질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외 변수들도 상당하다.
정부 관계자는 "고용 불안, 소비회복 지연, 국제유가 하락, 미국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등 대내외 악재가 수두룩하다"면서 "재정확대 등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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