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해 들어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금리인상시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에서 65.4%는 금융채를 비롯한 시장금리, 수신금리 등과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은 34.6%에 불과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4월 말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이는 최근 은행이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많이 판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은행이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상품의 비중은 61.0%로 4월(56.9%)보다 4.1%포인트 높아졌다.
앞서 올해 1분기(1∼3월) 변동금리 상품의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59.5%로 작년 4분기(57.9%)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5년 3분기(64.1%)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이 눈에 띄게 확대된 것은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적용되는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 2.08%에서 5월 2.12%로 0.04%포인트 올랐다. 은행은 통상 수익성을 높이려고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데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뛰면 가계는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할 개연성이 커진다.
금융당국은 그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에서 변동금리 비중은 2011년 말 90.7%에서 2012년 80.2% → 2013년 78.7% → 2014년 71.6% → 2015년 68.7% → 2016년 65.5%로 꾸준히 하락했다.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은 여전히 60%를 넘어 금리 상승과 맞물려 가계의 고민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은행 가계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연 3.47%로 2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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